배뱅이굿(4)

김종조

김종조는 평양 용강 출신으로 배뱅이굿을 처음 만들었다고 전하는 김관준의 아들이다. 그는 아버지에게서 배뱅이굿을 배웠다고 전한다. 김종조는 아버지에게 배뱅이굿을 비롯하여 각종 소리를 배웠다 하는데, 일제때 서도소리로 이름을 떨치었고 최순경과 더불어 가장 많이 알려진 서도소리 명창이기도 하다. 그의 소리를 담은 유성기음반에는 배뱅이굿을 비롯하여 수심가, 기성팔경, 초한가 등 수많은 소리가 담겨져 있다. 그의 배뱅이굿은 현재 이 빅터 음반에 취입된 것만 알려져 있다.
김종조가 빅터 음반에 취입한 배뱅이굿은 그의 아버지 김관준의 제로 보이나 김종조가 스스로 조금 변조시킨 것 같다. 우선 초앞 아니리에서 약간 신파조 대사 연기가 보이는데, 당시에 일부 판소리 명창들이 판소리 아니리에 신파조 대사 연기법을 약간 구사하여 음반에 취입하는 일이 있었기 때문에 이것은 당시에 일시 유행하던 시류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종조의 배뱅이굿은 유성기음반 4장 8면에 담겨 있다. 배뱅이굿을 간략하게 줄여서 담았지만, 최순경.김주호의 배뱅이굿이 3장이나 2장으로 되어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일제 때 음반으로는 가장 많이 담은 것이라 하겠다.
<제4면> 평안 건달이 주막집 노파와 수작하는 대목이다. 당시 구수하고 특이한 재담이 들을만 한데 김종조의 능숙한 연기력이 좋다.

원반 : Victor KJ-1258-B
녹음 : 1938. 3. 18

(아니리)
평양에 어떠한 오입쟁이 좋던 세간 다 패가해 버리고 집이라고 돌아가니 처자권속 불성 모냥이 되어 있을 때인 <스무걸이요 객이구빌 하고,> 사람이 누가 허물이 없으랴. <권신주피 아니 된다고 십리이 앞길인> 되었던지 배뱅이네 앞집 숫탈막을 들어가게 되었던 모냥이라.
“주인 안에 곕시오니까?”
야든 야홉에 난 할머니 닛빨은 다 빠지고 이 틀만 기다려,
“아이고 거 누구요?”
“지나가던 행각이올시다.”
“아이구 애고 어서 들어오라고. 시장하갔구만.”
“할만 뭐 술문이나 해 보실랴오?”
“그러나 보지. 술물이나 해 보내려고 그래도, 요새 매끈한 젊은이들 색시집들만 가지 우리 집의야 오냐.”
주머니 ○○○○ 엽전 서푼 집고,
“할마니 여 맛돈이올시다.”
<육디리 마셔 마셔 냉병이 게에서 문배내가 물씬 나는 놈 더들어오는 놈,> 비우나 한 때 붙여보자. 밑지야 본전이지.
“할만.”
“왜 또 그렇게 늙은 사람 보고 다정시리 구노.”
“저 강원도 땅에 댕기면서 다 물으니께 술한구 땡에서.”
“상통 봐라. 던당국에 드나들던 대 밑구녕겉이 번둥번둥해 가주구 전대구녕 보지도 못하던 자식 날보고 주례상 맡으라구.”
“이놈으 할마니 동냥은 주던지 말던지 <족박을 헤트리며 아가리 ○○○ 들다니 엿장수 가우 싸국 놀리듯, 매란 말만 들었지 ○○ 맞아 못봤군.”>
술 시독을 들더니, 파닥 쉴라 그러는데 어디서 굿소리가 쿵쿵 들려올 때에,
“할만, 이건 무슨 굿이에요? 기밀굿이야 노낭굿이야, 당굿이야, 사주굿이야, 사신굿이야, 거리굿이야, 철머리굿이야?”
“이놈으 자식 무당네 앞방에서 자라났느냐? 신식 젊은이들 수심가 엮음매 내리가듯 좔좔 엮어 내려가니, 김리굿이랍네, 기밀굿!”`
“누구 죽었나요?”
“서울서 벼슬하던 어른들 우리집 뒤에 와 ○○엔 아주 와 살거든. 야 거 능엄하드라. 신물간 딸들 낳 무럭무럭 자라나서, 그만 간데집 배뱅이가 죽어서 생각하구 난린데. 아.”
“그렇지 않갔소? 앞뒷집에 살던 정리로. 그뭐 예장은 ○○○○ 아깝구려 부잣집이니.”
“내야 새로난 비단들을 아나.”
“어드른건 다 왔습데요, 월차 지환 등속은 어찌.”
“월차 지환이라니.?”
“다리 가락지 말씀이외다.”
“마한놈의 자식, 촌 할마니 보고 뭣 겉은 문자는 왜 쓰노. 갱지다리 열두 쌍, 큰 머리 할라우 박속겉은 은가락지 농 치레며 ○○○이며.”
“패물은 안 왔나요?”
“패물이라니?”
“색시들 시집을 제 차는 거 있지요?”
“옳디 옳디, 서울 다리 말이로군. 고놈으 새끼 유식하구만. 아깐 서학에 문자 쓰더니 이번엔 동양 이칠내다 쓰니. 야 거게 훌륭한거 다 달려 있더라. <스므통 겉은 놈, 복숭아 겉은 놈, 승낙과 겉은 놈, 맨끝에가 가에 발틉장식이 양곡가의 발틉이야 이만한.”>
“할만, 거 호톱이라오.”
“호톱이라니?”
“호랭이 발톱이오.”
“귀쌔린데 그놈으 짐승 머리칼이 오싹하제.”
“할만, 안녕히 겹시오. 댐에 댕겨 다 물어드리이다.”
“야 이놈으 자식, 너 다시 올라면 미리 기별하고 오너라, 너 다시 오면 땅고금 떨어지겠다.”
뒤로 돌아 가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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