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국기 Drama CD 몽삼장(夢三章) - Track #3. 자매왕

십이국기 Drama CD 몽삼장(夢三章)
등록자 : hawkeyeh

<십이국기 Drama CD 몽삼장(夢三章) - Track #3. 자매왕>

라크슌 : (후르륵) 그럼, 다음은 저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할까나? 기묘한 운명으로 연결되어진 자매의 이야기다. 옛날옛날...은 아닌가. 얼마 전, 경국, 그 수도 요천 근처의 마을에 기모노를 취급하는 커다란 가게가 있었어. 그곳에는 두 명의 딸이 있었지. 언니의 이름은 죠카크, 자는 온코, 여동생의 이름은 죠에이, 자는 카레이. 얌전해서 가게의 앞에도 나오지 않는 언니에 비해, 여동생은 화려하고 놀러다니기 좋아하는 성격. 그리고 거리 제일, 고을 제일의 미인이라 알려져 있었다고 한다.

- 자매왕 -

죠에이 : 으응? 가게에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싫어라~ 또 요마 소동은 아니겠지?
죠카크 : 카레이, 카레이. 아아~ 어떡하죠?
죠에이 : 어머, 온코언니! 별일이네. 이 방에는 화장품 냄새가 강해서 싫어하지 않았어?
죠카크 : 저어, 어떡하죠?
죠에이 : 어떻게 하기는. 그 짜증나는 개가 도망친거야? 그렇다면 좋은 징조야. 그녀석 저번에도 들어와서 어지럽히고… 어떻게 된거야? 얼굴이 새파래.
죠카크 : 듣지 못했나요?
죠에이 : 그러니까 뭐를?
죠카크 : 지금 가게에 금색 머리의 사람이.
죠에이 : 금색 머리? 기린?
죠카크 : 안돼요, 타이호라 부르지 않으면.
죠에이 : 기린이 봉산에서 내려왔다고는 들었지만, 아, 이런!
죠카크 : 어떻게 하지요? 어머님과 아버님도 어떻게 맞이해야할지 도무지 모르셔서…. 도대체 어째서 타이호가 우리들같은 사람이 있는 곳에 오신 건지?
죠에이 : 당연한 거잖아!
죠카크 : 카레이, 어디에?
죠에이 : 만나러 가는거야. 기린을. 아, 안돼! 이런 싸구려 기모노 차림으로 만나러 가서는 안돼. 좀더 예쁜…… 아, 그래. 검은색에 금색 수가 들어가 있는 것이 좋겠어.
죠카크 : 카레이, 저어, 카레이!
죠에이 : 시끄럽네.
죠카크 : 너, 타이호가 왜 오신건지 알고 있는거야?
죠에이 : 물론이지. 물이라도 얻으려고 왔다고 생각해?
죠카크 : 그래도……
죠에이 : 왕기야! 왕기를 우리들한테서 느끼신 거야.
죠카크 : 왕기라니, 경왕의?
죠에이 : 그래. 기린은 왕기를 느끼고 왕을 고르지. 그것이 이유라구!
죠카크 : 그래도! 우리들은 평범한 상인이에요.
죠에이 : 상인이라도 농민이라도 왕으로 선택되어지는 일이 있다구. 게다가 우리들은 아무도 한번도 승산하지 않았잖아. 기린은 20년 이상이나 봉산에서 왕이 오는 것을 기다렸어. 그러나 참고 기다릴 수가 없어서 내려온 거지. 요컨대, 승산하지 않은 사람들 중에 왕이 있는 거야.
죠카크 : 그래도, 그런! 우리집의 누가?
죠에이 : 그런 거 나도 몰라. 하인일지도 모르고. 그럼, 가자구!
죠카크 : 기다려, 카레이!

- 언니에게는 모른다고 말했지만, 물론 나는 확신하고 있었다. 이 집에서 왕에 어울리는 사람은 한사람 밖에 없어. 근처 마을에서 들려올 정도로 아름답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 능숙하고, 면학이나 음악이나 장사도, 무엇을 시켜도 능숙하게 해냈다. 그런 나를 제외하고, 누가 왕이 된다고 말하겠는가. 부모가 반대하지 않았다면, 특별히 승산을 했을 터였다.

여관들 : 기다려주세요, 카레이 아가씨. 돌아오세요! 카레이 아가씨!
죠카크 : 괜찮아. 그 분은 우리들에게 용건이 있으신 모양이니.
케이키 : 틀림없다. 겨우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죠에이 : 이 사람이 타이호인거야? 마치 인간처럼 보이는걸.
죠카크 : 당연하지, 기린인 걸. 그럼, 언니는 떨어져 있어. 타이호이시군요?
케이키 : 예.
죠에이 : 죠의 딸, 에이라고 합니다. 이쪽은 언니인 카크. 어떤 용건으로 오셨는지요?
케이키 : 주인을 찾으러 왔습니다. 간신히 만날 수 있었다.
죠에이 : 들으셨지요, 언니? 주인이라니,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 언니?
죠카크 : 기린은 아름다운 생물이라고 들어왔지만, 저 머리, 그리고 눈동자, 입술. 성스럽게까지 보여서…

- 무슨 말을 하는거야, 이 사람은! 에?

케이키 : 실례를.

- 그 때, 나는 믿을 수 없는 일을 봤다. 기린이, 케이키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기린은 결코 사람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는 생물이라고 어릴적부터 들어왔다. 오직 한 사람을 제외하고. 그러나, 케이키가 향하고 있는 내가 아니었다. 그는 언니 죠카크에게 깊숙히 머리를 숙이고, 그 발에 가볍게 대었던 것이다.

죠카크 : 저, 저어… 무엇을 하시는 겁니까?

- 그리고 케이키는 자신의 이마를 언니의 발등에 강하게 대고 눌렀다.

케이키 : 천명을 받들어 주상을 맞이합니다.
죠카크 : 기다려요.

- 틀리다구!

케이키 : 곁을 떠나지 않고, 소명에 거역하지 않으며, 충성을 다할것을 서약드립니다.
죠카크 : 아아~

- 언니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거의 방을 나가는 일도 없이, 작은 동물들과 놀고, 자수 정도밖에 취미도 없는, 하물며 미모도 이 나에게 비교하면 훨씬 뒤떨어진다. 그런 언니를 기린이 고를 리가 없어. 그리고 언니가 그런 중책을 받아들일 리도 없는 것이다. 나는 소리높여 케이키에게 실수를 바로잡으려고 했다.

죠에이 : 황송하옵니다만, 타이호-
죠카크 : 허락합니다.
죠에이 : 언니!
죠카크 : 나는 당신과 가겠습니다.
케이키 : 금파궁에 알리겠습니다. 주상의 앞이다. 주상의 앞이다.
죠에이 : 에, 예!

- 나는 당황해서 머리를 마루에 조아리면서, 아직 무슨일이 일어난 것인지 모른 채 있었다.
경왕 즉위. 그러나 즉위식에 모였던 민중은 정말로 잠깐동안만 경왕을 볼 수 있었을 뿐이었다고 한다. 나는 처음부터 갈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그때부터 몇 달인가 지나서, 나는 금파궁에 불려갔다. 왕의 명령이라면, 그것을 거역할 수는 없었다.

죠에이 : 저어, 총재님, 언니는 어째서?
세이쿄 : 주상은 굉장히 힘들어하고 계신 상태입니다.
죠에이 : 그렇습니까?
세이쿄 : 그러니까, 기분을 풀어드리고 싶네.
죠에이 : 제가 어떻게?

케이키 : 주상, 주상! 봐주셔야만 하는 서장이 쌓여 있습니다. 조의에도 나오지 않으시면…

- 케이키, 뭘 하는 거지?

세이쿄 : 타이호, 주상의 바램대로 에이님을 데려왔습니다. 들여보내도 괜찮겠지요.
케이키 : 총재. 나는 모셔올 일은 아니라고!
세이쿄 : 타이호, 주상의 바램인 것입니다.
케이키 : 이런 일을 하면, 점점 더 주상은 방에 틀어박힌 채로, 나와주시지 않게 됩니다. 조의는 어떻게 합니까? 서류는? 서장은?
세이쿄 : 황송하옵니다만, 저희들은 이미 20년 가까이 주상이 없는 정전을 지탱해 왔습니다. 간신히 별탈없이 국정을 이끌어 왔습니다. 지금은 그저 주상에게 조금이라도 쉬시게 해드리는 것이.
케이키 : 그러나.

- 완강하게 들여보내려 하지 않는 케이키의 모습에, 나는 낙담했다. 일찌기 우리들 앞에 나타났던 때는 신비롭고 성스럽게까지 보였던 그 짐승은, 지금에는 사람의 마음을 지니지 않은 차가운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아니라, 언니를 골랐으니까 좀더 괴로워해도 괜찮아. 그렇게 생각했다.

죠에이 : 들어가겠습니다.
케이키 : 기다려 주세요.
죠에이 : 언니! 온코 언니, 카레이가 왔습니다. 당신의 동생인 카레이가 왔습니다. 부디 얼굴을 보여주세요.
죠카크 : 카레이.
죠에이 : 네, 카레이입니다, 언니.
죠카크 : 들어와, 빨리!
죠에이 : 예, 실례하겠습니다.
케이키 : 주상!
세이쿄 : 할수 없군요. 우리들만으로도 가능한 일은 해 두도록 하지요. 그걸로 괜찮겠지요, 타이호.
케이키 : 예.

죠에이 : 주상, 삼가 존안을 뵙사옵니다.
죠카크 : 부탁이니까 그런 말은 그만둬줘. 나에게 있어서 너는 언제까지나 귀여운 여동생인 카레이이니까.
죠에이 : 정말? 언니, 기뻐요!
죠카크 : 어째서 그때 나는 타이호에게 허락한다고 말했버렸던 걸까? 저 눈을 보고 있으면, 그만 말이 입에 붙어버려. 그렇지만 정말로 어리석었어.
죠에이 : 무슨 말을 하시는 거에요.
죠카크 : 하지만, 그렇잖아요? 나는 왕의 능력 따위는 없습니다. 경은 왕을 잃은지 20년 가까이. 국토는 황폐하고, 요마가 출몰하고 있어요. 내가, 이 상인의 딸에 지나지 않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겁니까?
죠에이 : 언니.
죠카크 : 분명 너였다면, 좀더 잘 해낼수 있었겠지요, 응? 카레이.
죠에이 : 그럴리가
죠카크 : 조의에 나가도 아무도 나의 이야기 따위는 듣지 않아요. 그러면서 "어떻게 할까요?"라고만 물어와. 총재인 세이쿄는 나를 위로해 줍니다. 하지만, 타이호는 아니에요!
죠에이 : 어째서? 기린은 왕을 도와주는 사람이잖아요?
죠카크 : 뭔가를 말해도, 그것은 안됩니다, 할 수 없습니다, 왕의 기개를 유지해 주십시오, 스스로 결정해 주십시오. 자신이 고른 왕이라고 하면서도, 나에게 할 수 없는 일들만 말합니다. 저번에도 나에게 검을 쥐게 하려고 했어요. 형식으로라도 검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라고.
죠에이 : 언니. 그래도 지금에 와서 돌아갈 수도 없잖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말해요.
죠카크 : 아, 카레이! 고마워. 나는 네가 이 금파궁에 있어 주었으면 해요.
죠에이 : 내가 왕궁에?
죠카크 : 여기는 있는 것은 모르는 사람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요. 그저 내 이야기 상대가 되서, 때때로 너의 멋진 노래를 들려준다면……

- 그렇게 말하고 언니는 강아지를 안아들고 비벼댔다. 나에게는 나 자신이 그 강아지와 마찬가지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그 사람은 그런 타인의 기분 따위는 알 리가 없는 것이다. 차갑게 거절하려고 생각했던 그 순간.

죠에이 : 언니
죠카크 : 물론 선적에 넣어줄게.
죠에이 : 그래요?
죠카크 : 부모님들은 황송한 일이라고 거절했지만, 너는 기꺼이 그렇게 해주겠지? 그러니까, 선적에 들어가면, 그 아름다운 모습인 채로, 계속 같이 있을 수 있는 거에요.

- 들을것까지도 없었다. 아직 충분히 젊고, 사람들이 떠받들어 주는 나도 언젠가는 늙어간다. 선인이 되서 영원한 젊음을 손에 넣는 것은 무엇과도 바꾸기 힘든 동경이었다.

죠카크 : 응? 부탁해, 카레이! 부디 알았다고 해줘. 나를 외토리로 두지 말아줘.
죠에이 : 하아, 알았어요, 언니. 그 정도로까지 말한다면 있어 줄께.
죠카크 : 정말로?
죠에이 : 할 수 없잖아. 왜냐면 언니는 혼자서는 안되는걸~
죠카크 : 아아, 카레이! 아하하하~

- 그때부터도 언니는 좀처럼 국정에 관계하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리 케이키가 부르러 와도 조의에 나오려 하지 않고 나와 이야기하는 것만을 바랬다. 그러나, 언니가 말하는 것은 어릴 적의 이야기나 그렇지 않으면 케이키나 관리들에의 불만뿐. 먼저 질린 것은 내 쪽이었다. 나는 언니를 일시적으로 피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죠에이 : 아아, 여기는 이 얼마나 한가로운 곳인지
죠카크 : 카레이! 카레이! 건강한 것 같네. 다행이야.
죠에이 : 언니, 아니 주상! 게다가 타이호도! 여기는?
죠카크 : 좋은 곳이지? 여기는 나의 정원이야. 그렇지, 케이키?
케이키 : 예.

- 케이키는 조그맣게 웃어보였다. 그것은 내가 본 첫번째 미소였을 것이다. 확실히 그것은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아름다운 화초들이 뒤섞여 피어 있는 초원. 아이들이나 노인들이 사는 민가. 새들이 모여있는 숲. 그곳은 언니만을 위해서 준비된 보물상자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보다 놀란 것은 언니가 케이키의 팔에 자신의 팔을 두르고 눈물이 글썽한 눈동자로 올려다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죠카크 : 이 정원은 영주의… 뭐라 그랬더라? 어딘가의 향성에서.
케이키 : 북위입니다. 북위의 가호우의 헌상입니다.
죠카크 : 맞아, 맞아. 그랬었지. 응? 케이키! 세이쿄는 반대했지만, 가호우를 화주의 주후로 해줘도 괜찮겠지? 이런 멋진 선물을 주었으니까.
케이키 : 주상!
죠카크 : 부탁이에요, 케이키!
케이키 : 주상이 원하신다면
죠카크 : 아아 케이키!
죠에이 : 언니, 꽤 타이호와 사이가 좋아지셨군요.
죠카크 : 우훗. 케이키는 며칠전까지 어딘가에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리고 돌아온 후에 나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어요.
죠에이 : 마음을…
케이키 : 아니, 저는 그저 주상만을 생각해서
죠카크 : 그는 웃어 준다구요, 나에게. 나만을 위해서. 이 얼마나 아름다운 미소인지. 나는 잊고 있었어요. 이 아름다움에 끌려서 나는 옥좌를 받아들인 걸. 케이키가 옆에 있어 준다면, 그걸로 좋아요. 나는 행복해!
죠에이 : 언니.

- 기린은 짐승이다. 아무리 아름답다 하더라도. 언니의 어딘가가 망가져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케이키 : 주상, 슬슬 돌아가시지 않으면.
죠카크 : 싫어요.
케이키 : 주상!
죠카크 : 아이들에게 자수를 가르쳐 주기로 약속했어요. 오늘은 여기서 묵을 겁니다.
케이키 : 벌써 며칠이나 돌아가지 않으셨습니다. 관리가 걱정합니다.
죠카크 : 세이쿄가 해 줄겁니다.
케이키 : 주상!
죠카크 : 카레이 도와줘!
죠에이 : 언니!
케이키 : 주상!
죠에이 : 타이호! 그런 무서운 얼굴을 하시면 주상이 겁에 질립니다.
케이키 : 아아
죠카크 : 그래요, 케이키! 웃어요, 부탁이에요. 나를 위해서 웃어줘요.

- 언니의 행복은 오래가지는 않았다.

죠카크 : 어째서 케이키의 곁에 가까이 간 거냐? 무엇을 바라는 것이냐?
여관 : 주상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케이키 : 주상, 그 자는 그저 제가 옷갈아입는 것을 준비했을 뿐입니다.
죠카크 : 아닙니다. 케이키, 당신은 속고 있는 겁니다. 이제 누구 하나도 케이키에게 다가가는 것은 용서하지 않는다. 아니, 차라리…
죠에이 : 주상! 이것은 도대체 무슨 소동입니까?
죠카크 : 죠에이도 들으세요. 요천에 여자는 필요없습니다. 여관은 한 명도 남김없이 추방하겠습니다.
케이키 : 용서하십시오, 주상! 여기에 있는 사람들은 추방되면 돌아갈 장소도 없습니다.
죠카크 : 너희들이 타이호를 속인 거냐. 기린은 신수. 눈물을 흘리면 반대는 하지 못해. 그렇게 한 뒤에! 케이키, 사령에게 명령하세요. 이 자들을 추방하세요!
케이키 : 주상!
죠카크 :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다리를 끊고, 기둥에 매달린다면 팔을 자르면 되요. 칙명에 반하는 죄인은 필요없겠지요?
죠에이 : 주상!
죠카크 : 들었지요, 죠에이. 너도 나가는 겁니다. 선적도 박탈하겠습니다. 아무도 아무도 나의 케이키의 옆에 다가와서는 안돼. 아하하하하~

- 언니는 케이키를 사랑한 끝에 마음을 어지럽히고 있었다. 케이키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서 여자라는 여자는 전부 거부하려 했다. 최초에는 왕궁에서 여성을 추방했다. 그러나 케이키가 추방되어진 여자들을 불쌍히 여겼기 때문에 언니의 노여움은 점점 커져서 결국에는 경국에서 여자를 추방하라고까지 명했던 것이다.

케이키 : 주상… 경국에서 여자가 없어지면, 나라는 기웁니다. 하늘이 용서하시지 않습니다.
죠카크 : 괜찮습니다, 저는. 당신만 있어준다면.

- 그래도, 전국에서 여자들이 도망칠 리는 없고. 대부분의 여자들은 집안에 숨어서 숨을 죽이고 있었다. 나는, 이전부터 관심의 기색을 보이던 정주의 주후 온세이를 의지하여 정주성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머지않아 케이키가 실도의 병에 걸린 것 같다는 소문이 흘렀다. 나는 벌을 각오하고 금파궁으로 돌아갔다. 실도의 병에 걸리면 기린은 죽는다. 그렇게 되면 왕 또한 오래지 못한다.

죠에이 : 언니!
죠카크 : 카레이. 어떻게 된거야? 계속 얼굴도 보여주지 않았잖아요!
죠에이 : 에? 에에… 그렇지만, 아니…
죠카크 : 봐줘, 나의 케이키가!

- 이것이 타이호?

- 거기에 누워있던 것은 시들기 직전의 노목처럼 비쩍 마른 생물이었다.

죠카크 : 보지마! 케이키에게 다가가지 말아줘!
죠에이 : 어떻게 할거야? 나를 벌할거야?
죠카크 : 아니, 벌받아야 할 것은 나. 내가 틀렸으니까. 아아, 어째서 하늘은 나를 벌하지 않고 어째서 죄없는 케이키를…
죠에이 : 언니, 정신차려! 언니는 이 나라의 왕이라구요!
죠카크 : 싫어,싫어,싫어,싫어. 케이키를 구해줘요, 케이키를! 케이키만이라도. 부탁이에요! 케이키만이라도!!! 가지 않으면……
죠에이 : 간다니 어디를?
죠카크 : 봉산이에요. 여선들이 있는 곳. 천제에게 부탁하는 거에요. 퇴위를!
죠에이 : 퇴위? 옥좌를 물러난다는 거야?
죠카크 : 내가 왕을 계속한들 뭐가 있지? 국토는 점점 황폐해지고, 천재는 이어지고... 깊은 근심 따위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요. 그리고 결국 사랑하는 케이키를 죽게 만들었어요. 나는 케이키를 자유롭게 해주지 않으면 안돼!
죠에이 : 언니, 알고 있어요? 왕위에서 물러나면 그 왕은 죽어요! 왕은 사람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죠카크 : 물론 알고 있어요. 그렇게 하면 케이키는 새로운 왕을 찾을 수 있겠지요. 건강해져서. 아하하~ 어째서 좀더 빨리 결심하지 못했던 걸까? 카레이, 나는 봉산에 갈 겁니다.
죠에이 : 언니.
죠카크 : 아하하하하~

- 언니가 모습을 감춘 수일 뒤, 오동궁의 백치가 떨어졌다. 그것이 언니의 6년 정도의 치세의 마지막이었다. 그날부터 조금씩 케이키는 회복의 조짐을 보여, 이윽고 새로운 왕을 찾아서 국토를 헤매기 시작했다. 나는 어째서 언니가 죽지 않으면 안되었는지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이상한 일이 되버린 걸까? 그리고 그것은 그때부터 시작되었던 거라고 깨달았다.

"허락합니다."

- 언니는 왕이 되어서는 안되었다. 케이키는 잘못된 사람을 왕으로 골랐던 것이다. 그렇다면 잘못된 것은 바로잡지 않으면 안된다. 그 때에 내가 선택받았더라면 이런 이상한 일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정주후에게 이렇게 전했다.

죠에이 : 내가 경왕이다. 경왕이 될 것이다. 안되는가?

- 물론 정주후는 내가 케이키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것 따위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백성은 또 왕의 부재가 계속되는 것을 두려워하며 신왕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다. 백성은 내가 생각한 대로 되어갔다. 그리고, 어떤 인물이 우리들을 지원했다. 그는 내가 원한 것을 손에 넣어 주었다.

죠에이 : 우후훗. 좋은 모습이네, 케이키. 자, 여기에 있으렴, 나의 옆에. 그러면 누가 보더라도 내가 경의 새로운 왕! 으음, 분한 거야? 그러면 말해보렴, 이 여자는 위왕이라고. 할 수 없어? 말을 봉인당한 짐승이 뭘 할 수 있겠어? 모두 네가 틀렸기 때문이다. 나는 세계를 올바른 모습으로 바로잡을 거야. 알겠어?

- 나에게 도움을 준 것은 교국의 왕이었다. 타국의 왕이 어째서? 그런 것을 고민할 필요는 나에게는 없었다. 날이 갈수록 우리들의 군세는 수를 늘리고, 차례차례로 각 주를 지배하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각왕으로부터의 소식이 끊기고, 본 적도 없는 군대가 정주성의 하늘을 뒤덮었다.

죠에이 : 안국의 왕사가 어째서? 설마 침략이라는 건가? 새로운 경왕을 데리고 있다고? 바보같은. 경왕은 여기에 있다. 내가 왕이다. 내가!!!

- 나는 도망쳤다. 얼마 안되는 수하를 데리고 금파궁으로. 내가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세이쿄 : 이것은, 카레이님.
죠에이 : 세이쿄, 바로 즉위의 의식을 행하도록.
세이쿄 : 당신이 주상이라고 말하는건가? 그러나 타이호의 모습도 없는 듯 합니다만,
죠에이 : 정주성에서 위왕군에게 빼앗겼다.
세이쿄 : 위왕…입니까?
죠에이 : 위왕은 안국의 왕사를 데리고 있다.
세이쿄 : 안국?
죠에이 : 게다가 해객이라고 한다.
세이쿄 : 호오?
죠에이 : 혹시라도 그 위왕이 금파궁에 들어오면, 연왕이 이 틈을 타 해객식으로 조정을 바꾸어버릴테지.
세이쿄 : 그렇습니까?
죠에이 : 나의 바램은 옥좌뿐이다.
세이쿄 : 예
죠에이 : 그 외의 모든 것은 당신에게 주지. 칙명으로 그렇게 해도 좋아.
세이쿄 :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주상.

- 금파궁은 나의 것이 되었다. 그러나, 주위를 정리할 틈도 없이, 새로운 경왕을 칭하는 자의 군세를 맞이했다. 높은 하늘을 나는 기린의 그림자에 놀란 병사들은 차례로 적군에 항복하여, 언제부터인가 나의 주위에는 아주 적은 수의 병사도 남아있지 않았다.

쇼  류 : 요코, 무사한가?
요  코 : 고맙습니다, 연왕. 여기가 금파궁의 정전인가?
쇼  류 : 그런 것 같군.
죠에이 : 무례하다. 옥좌를 더럽힐 생각인가?
요  코 : 저 사람은?
쇼  류 : 겨우 만났군. 위왕이다. 죠에이인가? 빨리 죄를 뉘우쳐라(?)
죠에이 : 뭐라고 하는 것인가? 위왕을 일으켜 침략해온 어리석은 자가!
쇼  류 : 이것이 침략이라면, 나는 특별히 하늘로부터 벌을 받았을 것이다. 내가 무사히 있다는 것이 여기에 있는 요코가 경왕이라는 증거다.
죠에이 : 경왕이라고?
쇼  류 : 그 이상 다가오지 마라. 가까이 오면!
요  코 : 기다려, 기다려 주세요!
쇼  류 : 경왕
요  코 : 그 사람과, 위왕과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죠에이 : 어리석긴, 나야말로 왕이다.
요  코 : 부탁입니다.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쇼  류 : 알았다. 결말은 스스로의 손으로 짓는쪽이 신왕이 위왕을 쓰러뜨렸다고 누구의 눈에도 명확해지겠지. 그렇지만 요코. 경국의 보물은 두가지, 하나는 모든 마를 일으키는 수우도, 그리고 하나는 어떤 상처도 낫게 하는 벽쌍주. 다시 말해 왕의 힘. 그 사용처를 틀리지 말아라.
요  코 : 아, 스기모토상을 부탁해.
쇼  류 : 누구도 이곳에 접근시키지 마라.
요  코 : 지금이라면, 도망칠 수 있다. 어딘가에 몸을 숨길만한 곳은 없는건가? 부탁이니까 도망쳐!
죠에이 : 내가 무서운가? 왕인 내가?
요  코 : 당신은 왕이 아니다.
죠에이 : 에에잇!
요  코 : 으아악
죠에이 : 언니는 죽었다. 하늘은 틀렸던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옳은 것이다. 내가 왕이 되어주지!
요  코 : 그만둬! 안돼, 죠유우.
죠에이 : 으악, 죽일건가? 죽이는 건가?
요  코 : 미안해요. 그럴 생각은 없었어. 미안해요! 이 구슬을 사용하면 나으니까, 바로 나으니까. 떨어져~ 빨리 하지 않으면 상처가!
죠에이 : 벽쌍주. 이것을 사용하는 것은 경왕인 나뿐. 나뿐이다.
요  코 : 떨어져
죠에이 : 위왕 각오해라!
요  코 : 오지마!
죠에이 : 아하하하하하하~

- 나를 해객인 왕이 밀쳐냈다. 칼끝을 마주해서 곧바로 뛰어 들어갔다. 그 움직임은 요마에게라도 조종당하는 듯 날렵했고, 이제 더이상 피하는 것 따위 불가능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 때, 검날의 빛 속에서 나는 그리운 얼굴을 보았다.

"카레이! 카레이!"

- 나는 그 때 깨달았다. 나는 그 정도로까지 언니를 증오하고, 미워하고, 그리고 사랑하고 있었던 것인가?라고… 언니는 틀리지 않았다. 잘못되었던 것은 하늘 쪽이었던 것이 자명했다고. 옥좌따위, 그 해객에게 줘 버리지. 나는… 내가 갖고 싶어했던 것은… 영원히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죠에이 : 아아아악!

라크슌 : 요코, 경왕은 위왕을 치고, 옥좌를 손에 넣었다. 금파궁에서의 위왕과의 싸움에 대해서 요코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나에게도 더 이야기할 것이 없어.

- Track #3.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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