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너의 뒷모습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숨결 너머 그려진 입김 위로
이렇게나 선명하구나
흐릿한 너의 목소리
다 지운줄만 알았는데
가로등 불빛 스치는 눈송이처럼
이렇게나 가득하구나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
너를 보내주라 하는데
이 계절은 또 어김없이 찾아와
너의 그림자 놓질 못하고
네 생각에 눈물은 흘러
이렇게 겨울을 적시고
하얀 그 얼굴
어두움 가득한 내 마음을
수놓는다 저 눈꽃처럼
아득한 너의 그 이름
미워할줄만 알았는데
무심히 부는 한줄기 바람처럼
여전히 따뜻하기만 해
시간은 또 야속히 흘러
너를 놓아주라 하는데
이 눈꽃은 왜 이리도 아름다워
네 미소 떠오르게 하는지
네 생각에 긴 밤은 흘러
너의 기억 끝에 닿으면
바람에 실려온 그 때 그 날처럼
내 마음에 흩날린다 저 눈꽃처럼
내 마음에 스며든다 저 눈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