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는 눈을 털며 일어났어. 맨발이 된 발을 내려다보니 눈물이 쏟아졌어. 소녀는 꽁꽁 언 손으로 눈물을 닦았어.
“이러고 있을 수는 없어. 엄마가 남겨주신 유일한 신발이잖아. 얼른 찾아야 해.”
소녀는 맨발로 신발을 찾아 돌아다녔어.
“오늘따라 눈은 왜 이렇게 많이 내리는 거야. 아무 데도 보이지 않아.”
결국 소녀는 맨발로 걸어야 했어.
“성냥은 한 개도 팔지 못했는데 벌써 이렇게 거리가 어둑어둑해지다니…….”
집집마다 불이 켜졌지. 어느 집 앞을 지나는데 어머니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아이에게 주는 모습이 창문으로 보였어. 정말 행복해 보였어.
“엄마가 살아 계셨으면 내게도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셨을 텐데…….”
눈보라가 계속 몰아쳤어.
“이젠 더 이상 오가는 사람들도 거의 없어. 어쩌면 좋지? 아, 발이 다 얼어버린 것 같아.”
소녀는 발을 질질 끌다시피 하며 어느 집 처마 밑에 주저앉았단다.
“이 성냥이라도 켜야겠어. 그럼 발이 조금은 녹겠지?”
소녀는 꽁꽁 언 발을 녹이기 위해 성냥 한 개비를 조심스럽게 꺼내 불을 붙였어.
“치직!”
“어머, 커다란 벽난로잖아.”
성냥불 속에서 따스한 벽난로가 보였어. 소녀는 몸을 녹이려고 벽난로에 다가섰지. 그런데 그 순간 성냥불이 꺼지고 벽난로도 감쪽같이 사라져 버렸어. 소녀는 성냥불을 한 개비 더 붙였어.
“치직!”
“와, 맛있는 거위 구이랑 달콤한 케이크야. 한번만 먹어봤으면…….”
성냥불 속에는 맛있는 음식들이 나타났어. 소녀는 침을 꼴깍 삼키며 성냥불 속의 음식들을 바라보았어. 음식을 잡으려고 손을 뻗자 또다시 성냥이 타버리고 심지만 남는 거야.
“아, 잠깐! 어서, 사라지기 전에 불을 붙여야 해!”
소녀는 서둘러 세 번째 성냥불을 붙였어.
“치직!”
그러자 소녀는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있었어.
“여태껏 보았던 그 어떤 트리보다 훨씬 멋있어. 저 노란별을 내가 달아도 될까?”
소녀가 손을 뻗자 또 성냥이 연기를 내며 꺼져 버렸지. 트리의 노란별은 하늘로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긴 꼬리를 그리며 떨어졌어.
“오늘 밤에 누가 하늘나라로 가나 봐. 별똥별이 떨어지는 건, 누군가가 죽어서 그 영혼이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거라고 할머니가 말씀해 주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