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참 많은 날을 마시고
또 많은 밤을 게워내었네
마음이 부서질 듯 마른 날엔
한참동안 빗속을 서성이며
너의 이름을 부르며
나의 마음을 삼키며
어리던 나와 커버린 나 사이
어딘가에 있었네
지독한 어둠속에서
희미하게 깜빡거리며
세상의 변두리에서
우리가 나누었던 건
오늘을 사는 것과는
너무나 다른 이야기
삶보다 꿈이 크던 그 때
그 시절의 우리
마치 같은 극의 자석처럼
난 세상과 화해할 수 없었네
마르지 않던 고민들
그늘속의 나날들
어리던 나와 커버린 나 사이
어딘가에 있었네
그렇게 우린 서로에게
흠뻑 취해있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