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에서

동물원



백마에서

첫눈 내리던 지난 겨울날 우린 어디론가 멀리 떠나가고 싶어서
흔들거리는 교외선에 몸을 싣고서 백마라는 작은 마을에 내렸지
아무도 없는 작은 주점엔 수많은 촛불들이 우리를 반겼고
너는 아무런 말도 없이 내 품에 안겨서 그렇게 한 참을 있었지

이제 우리는 멀리 헤어져 다시 만날 수는 없어도
지는 노을을 받아 맑게 빛나던 너의 눈은 잊을 수 없어
햇살에 눈이 녹듯 그렇게 사랑은 녹아 사라져 가도
그 소중했던 지난날의 기억들은 너도 잊을 순 없을 거야

눈 덮인 논길을 따라서 우린 한참을 걸었지
너는 아무런 말도 없이 내 품에 안겨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지

이제 우리는 멀리 헤어져 다시 만날 수는 없어도
지는 노을을 받아 맑게 빛나던 너의 눈은 잊을 수 없어
햇살에 눈이 녹듯 그렇게 사랑은 녹아 사라져 가도
그 소중했던 지난날의 기억들은 너도 잊을 순 없을 거야

오늘도 소리 없이 첫눈이 내려 난 어디론가 멀리 떠나가고 싶어서
흔들거리는 교외선에 몸을 싣고서 백마라는 작은 마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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