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듣다

아날로그 전화기

검은 새벽 3시 5분
옅은 잠에서 깨
새벽 바람과 커피
한잔 나누면서
아무생각 나지 않고
멍하니 하늘만 봐
저기 밝은 달빛아래
힘없는 걸음으로
뒤엉켜진 생각 속을
하염없이 걷고 있네
걷고 있네
발걸음이 멈추고
너의 바람이 불어
잊혀진 계절의 이야기
너의 짙은 향기가
나의 창을 열고서
비워진 내 맘에 들어와
바람 내 안에 불어와
몰래 자리를 채우고
어느 샌가
기억 깊이 잠들었던
푸른 달빛의 속삭임
우리 추억 이야기한다
발걸음이 멈추고
너의 바람이 불어
잊혀진 계절이 돌아와
너의 짙은 향기가
나의 창을 열고서
비워진 내 맘에 다가와
이내 집으로 들어와
털썩 주저앉아
새벽을 보내고
다가온 햇빛에게
미소 띄워 널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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