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지나

제준성

붉게 물든 하늘 위로
소리 없이 그려진 너의 그 이름들
아직은 기억이 날까

저 멀리 시간들을 지나
다시 찾아올 거라 믿었던 그 바람들
아직도 기억이 날까

그리움은 저 빛바랜 태양을 넘어
흘러만 가고
아득히 떠오르는
너의 시간은 희미해지네
조금은 그리워질까

바람은 어느새 모두를 감싸며
저물어가는 이야기를 속삭여 오네
아직은 기억이 날까

눈물은 저 빛바랜 태양을 넘어
흘러만 가고
아득히 떠오르는
너의 시간은 희미해지네
조금은 그리워질까, 아련해질까
멀어져가네

그리네
그 노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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