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햇살 손끝으로 스치면
원하지 않는 저 익숙한 계절이
지나간 흔적을 하나 둘 지우고
어느새 이 길 위에 맴돌아
하얀 눈을 걷어줘
숨을 쉬게 해
바람을 뿌려줘
꽃을 피게 해
무거운 하늘 내 어깨위로 내려와
흔들리는 저 불안한 거리로
닿을 듯 그렇게 사라져 버리고
어느새 난 그 길에 맴돌아
나의 시간은 앞으로 앞으로만 가는데
나의 기나긴 겨울은 끝나지 않아
시린 겨울 그 끝에서 슬픈 봄이 찾아와
나의 기나긴 겨울을 물들여
하얀 눈을 걷어줘
숨을 쉬게 해
바람을 뿌려줘
꽃을 피게 해
하얗게 내려오는
눈을 걷어줘
가볍게 흔들리는
꽃을 보여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