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그리는

세희


비가 그친 오후를 지나
첨벙 첨벙 발걸음을 옮겨
남산 언덕 남대문 지나
시청 광장에 앉아서
난 너를 그리는 노래를 하네
너는 들을 수가 없다 해도
너를 그리는 기타를 치네
아무도 듣지 않는다 해도
바람이 부는 이런 날엔
그저 내 마음 닿는 곳에
내 발걸음 왈츠 박자로
사뿐사뿐 걸어가다가
너를 그리는 노래를 하네
너를 그리는 기타를 치네
너를 그리는 곳에만 가네
아무 말도 난 들리지 않네
어둑 어둑 저녁이 오면
집에 돌아갈 시간인데
대체 너는 어디에 있니
이제 내게로 돌아올 시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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