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라지

손지연

흥 그러라지 그러라지
말도 안되는 것만 말해봐
흥 그러라지 흥 그러라지
밤이 새도록 놀아봐야지
흥 그러라지 그러라지
춤을 추며 나를 폭로하며
흥 그러라지
저절로 웃어질 때까지

노래는 유일한 도피처야 부르면서 생각해
곤경에 처한 영혼을 뺏긴 듯이

흥 그러라지 날 속이고 너를 위로하며
흥 그러라지 모르는게 넘쳐나 화가나

내가 있는게 너에겐 유혹이면 참 좋겠어
노랠 부르면서 내게로부터 도망 가

그러라지 정신을 잃어버린 듯이
그러라지 그러라지
진짜 이유는 못 찾은 채

행복한 꽃은 꺾지마 예쁘게 웃을 때 밝아지잖아
구경꾼과 함께 기다려봐
그러라지 어느새 빈병만 쌓였어
그러라지 밤이 새도록 놀아봐야지

거칠은 물결에 올라타 넘나드는 파도에 맞춰
높은 하늘까지 높은 태양까지
흥 그러라지 말도 안 되는 것만 말해봐
그러라지 눈먼 날개를 활짝 펴고

서로가 커져 가면 서로가 비좁아지고
장미에 찔려 울어버린 비만한 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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