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노동으로
- 신 동 문 시
내 노동으로 오늘을 살자고
결심을 한 것이 언제인가.
머슴살이 하듯이 바친 청춘은
다 무엇인가.
돌이킬 수 없는 젊은 날의 실수들은
다 무엇인가.
그 여자의 입술을 꾀던 내 거짓말들은
다 무엇인가.
그 눈물을 달래던 내 어릿광대 표정은
다 무엇인가.
이 야이고 흰 손가락은
다 무엇인가.
제 맛도 모르면서 밤새워 마시는
이 술버릇은 다 무엇인가.
그리고 친구여 모두가 모두 창백한 얼굴로
명동에 모이는 친구여
당신들을 만나는 쓸쓸한 이 습성은
다 무엇인가.
절반을 다 못 깨친 이 답답한 목숨의 미련
미련을 되씹는 이 어리석음은
다 무엇인가.
내 노동으로 오늘은 살자고
결심했던 것이 언제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