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그때여 사또께서는 분이 점점 충천하야,
“네 그 년 큰 칼 씌워 하옥하라.”
사령들이 달려들어 결박한 걸 끌러놓으니, 춘향은 사지에 맥이 없어 형틀 아래 떨어지는구나. 그때여 춘향모는 춘향이가 들어가면 허락헐 줄 알었다가 영영 듣지 않고 매 맞어 죽었단 말을 늦게야 알고 천방지축 들어가는디,
[자진 중중모리]
“허허, 이게 웬 말이냐? 춘향이가 죽다니.”
엎더지며 자빠지며 천방지축 들오더니. 춘향 앞으로 우루루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을 부여안고,
“아가 춘향아, 정신 채려라. 에미가 왔다. 아이고 이것 영 죽었네. 질청의 상좌상존, 장청의 나리님네, 내 딸 춘향 살려주오. 살인죄요, 강도죄요, 무슨 죄로 죽였소? 여보 사또! 제 낭군 수절헌 게 그게 무슨 죄가 되어 생죽엄을 시켰소? 나도 마저 죽여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