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거라 그리움아
내 마음이 이미 너를 놓쳤는데
어디엔들 훨훨 날아 못 가랴
너 가는 것처럼 마음도 가고 싶다
그 마음처럼 가지 말아라
외진 숲에서 헤매지 말고
깊은 밤에 길 잃어 다치지 말고
갈래길에서 애태우지 말고
날개짓 한번으로 가거라
징검다리 디딜 것 없이
작은 내 하나 얼른 건너고
큰길 잠깐 따라가다
언덕 하나 오르면 보이는 그 곳마다
모퉁이 하나 돌면 있는 그 곳
손만 뻗으면 닿을 듯한 그 곳
늘 푸른 하늘과 햇볕이 있는 그 곳
활짝 핀 라일락 아이가 있던 그 곳
아주 오랜 날들을
바라보며 꿈꾸기만 한 그 곳
가거라 그리움아 날아라
거기에도 너 같은 그리움이 있을 것이니
가서 그 그리움의 창을 두드려다오
아 하니가 오느냐 기다림이 널 맞더냐
오늘은 부디 날 깨워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