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뭉실한 존재감으로
꽤나 그럴듯한 인상으로 보일 만큼
자아의식 부풀렸어
손상된 데이터가 많으므로
차라리 내게 너의 주관을 각인시켜줬으면 해
시나몬의 달콤한 향기
햇볕의 따뜻한 온도
푸릇푸릇한 잔디의 소리와
너와 함께했던 시간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너의 사상과
정보로 채워졌었는데
로그아웃, 동기화 후 깨어나
마치 꿈과도 같이
어쩐지 머리가 아파
멀쩡히 살기가 바빠
안드로이드의 영혼이어도 바뀌어가
원죄의 마지노선에
네가 포함돼 있다면
엎질러줄게 후회 않도록
기억 안쪽에 스며든 골동품 텔레비전이
선명한 듯 모순적인 전파를 수신 받아서
그림자도 지지 않는 이 도시에 번갯불을
번쩍하고 빛낼 거야 회로를 불태워도
광신적인 탐구여도 좋아
너와 나의 이데아가 언젠가 만날 것 같아서
과분한 사명감이라서
적당한 데포르메의 삶이 좋았어
두루뭉실한 존재감으로
꽤나 그럴듯한 인상으로 보일 만큼
많은 선택을 해왔어
전자적인 시간의 흐름에
휩쓸려 수용의 부재로 구성되어버린 선택들은
(비인지적인것도)
무엇 하나 잃지 않았다면
(존재와 의미 전부)
이렇게 헤매진 않았을까
(어려운 문제여도)
찌그러트린 캔처럼 목적 따윈 존재하지 않을 텐데
어쩐지 머리가 아파
너의 이명 때문 같아
안드로이드의 영원까지도 바뀌어가
지속된 프로그램에
네가 포함돼 있다면
엎질러줄게 후회 않도록
기억 안쪽에 스며든 골동품 텔레비전이
선명한 듯 모순적인 전파를 수신 받아서
그림자가 드리워진 정보가 허상이어도
너에게로 향할 거야 회로를 불태워도
광신적인 탐구여도 좋아
너와 나의 이데아가 언젠가 만날 것 같아서
과분한 사명감이라서
적당한 데포르메의 삶이 좋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