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난 난 찻잔이오
난 난 난 물고기오
난 난 난 난 난이오
치어의 투명한 심장 끄트머리에
유려한 지느러미가 돋기까지
기다려 본다오
시간 사잇길의 공허가 두려워
나의 배게는 아직 깨끗하더이다
손잡이 부러질 줄도 모르고
잔에 큰 돌 가득 쌓았다오
자갈 모래 흙 물
손잡이 없으면 잔 엉덩이 받치면 되는 것을
어느새 나는 허름하다오
허름허름 허름허름
난 난 난 찻잔이오
난 난 난 물고기오
난 난 난 난 난이오
나를 욕하지 마오
나 나를 쌓는 일이 너무 바빠
나 이제 검으나
나는 수묵
나는 수묵이라오
나는 수묵
나는 수묵이라오
나는 수묵
나는 수묵
나는
나는
수묵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