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을 걷고 있는 내게 너는
슬쩍 다가와 말을 거네
할 일도 없이 떠돌아다니다
마침 잘 됐다 말을 하네
어쩌면 둘이서 우산도 필요 없이 뛰놀지도 몰라
어쩌면 둘이서 아무런 걱정 없이 웃을지도 몰라
천천히 속삭이듯 말을 하는
너의 조그마한 입에선
아마도 알 수 없는 어떤 말만
하지만 그건 상관없었지
어쩌면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은
없을지도 몰라
어쩌면 우리가 어디까지 가는지
모를지도 몰라
창밖에 흩어지던 빗방울이
어느새 멈춰 가고 있네
밤새도록 뜬 눈으로 널 보다가
그만 잠에서 깨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