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이 계절을 지나는
수많은 색깔 속 피어난 초록 같아
더없이 빛나진 않아도 돼
덧없는 것들 사이 넌 영원할 테니까
그렇게 비어있던 내 마음을 가득 채웠던
꽃들이 계절 속에 하나둘씩 시들어 가도
그 속에 바래지지 않고 내내 피어있던 넌
계절에 사라지지 않고 내게 품이 돼준 넌
너는 그렇게
사랑을 변하지 않는 색에 담아
곁에 피어있었고
나는 그렇게
이 계절 속 기울인 모습으로
너의 색에 물들어 갔어
우린 그렇게
너는 이 계절을 지나는
수많은 색깔 속 피어난 초록 같아
수없이 긴 밤을 지나도 돼
사라진 것들 사이 넌 피어날 테니까
너는 그렇게
사랑을 변하지 않는 색에 담아
곁에 피어있었고
나는 그렇게
이 계절 속 기울인 모습으로
너의 색에 물들어 갔어
내 곁에 피었던 그대를 헤집어
그 속에 꽃을 찾던 날 바라보며
이윽고 웃었던 길을 내주었던 그대는
찰나가 아닌 영원이었나
너는 그렇게
사랑을 변하지 않는 색에 담아
곁에 피어있었고
나는 그렇게
이 계절 속 기울인 모습으로
너의 색에 물들어갔어
우린 그렇게
우린 이 계절을 지나는
수많은 색깔 속 피어난 초록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