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아버지가
친할아버지 집에 가자고 하면
서울에서 대전까지
2시간 10분 설레 잠도 안 잤네
할아버지 집 도착 10분 전
가로수길이 우릴 반겨
창문을 내리며 손을 짝 피면서
바람 햇살을 느꼈지
할아버지 포도밭 행복했네
할머니 할아버지 함께 웃으실 때
할아버지 포도밭 참 그립네
여름엔 모두 모여 포도 땄었는데
대롱대롱 포도 포도
옆에는 포도 머리 인길이 삼촌
도자기 공방 오손도손
어른들은 따듯한 차를 마셨네
사촌동생들과 마음껏 빚으면
어느새 두 손은 흙범벅
깔깔깔 웃으며 옷에 다 묻어도
걱정 하나도 없었지
할아버지 포도밭 행복했네
첨벙첨벙 시냇물 놀이했었는데
할아버지 포도밭 맛있었네
주렁주렁 포도를 맘껏 먹었는데
포도밭에선 난 다 배웠지
자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나무들이 왜 바람 따라 춤을 추는지
어떻게 여름 태양보다 뜨거운 마음을 갖는지
마음의 창공, 쉼터, 영감
가족들의 사랑 담아
할아버지 할머니 미소 기억나
삼촌 마음 따라 빚으면
지금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