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급제

김주리
앨범 : 김주리 판소리 다섯마당 - 춘향가

춘향이는 이렇듯이 옥중에서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는디,
그 때여 도련님은 서울로 올라가 글공부 힘을 쓸 제, 춘추, 사략, 통사기, 사서삼경, 백가어를 주야로 읽고 쓰니, 동중서 문견이요, 백낙천 계수로다. 금수강산을 흉중에 품어두고 풍운월로를 붓끝으로 희롱헐 제, 국가 태평허여 경과 보실 적에, 이도령 거동보소 장중에 들어가니 백설백목 채일장막 구름같이 높이 쳤다, 어탑을 앙면허니 홍일산, 홍양산, 봉미선이 완연허구나. 시위를 바라보니 병조판서 봉명기, 도총관, 별련군관, 승사각신이 늘어섰다. 중앙의 어영대장, 선상으 훈련대장 도감 중군 칠백 명, 삼영군의 자개창 일광을 희롱헐 제, 억조창생 만민들, 어악 풍류 떡쿵, 나노나 지루나, 앵무새 춤추난 듯, 대제학 택출하야 어제 내리시니, 도승지 모셔내어 포장 우에 번뜻, 글제 하였으되 ‘일중광 월중륜 성중휘 해중륜이라.’ 동두렷이 걸었거날, 이도령 거동보소 시제를 펼쳐 놓고 해제를 생각허여 용지연으 먹을 갈어 당황모 무심필 일필휘지 지어내어 일천에 선장하니, 상시관이 글을 보시고 칭찬하여 이른 말이, “문안도 좋커니와 자자 비점이요, 귀귀마다 관주로다.” 장원급제 방 내거니, “이몽룡 신래이! 이몽룡 신래이!” 정원사령이 나온다. 정원사령이 나와. 청철릭 앞 헤차고, 자 세 치 긴 소매를 보기 좋게 활개를 쳐, 정원 연못가에 참나무쟁이를 뒤엎듯, “이준상 자제 이몽룡! 이몽룡!” 이렇듯 웨난 소리 장중이 뒤집혀 춘당대 떠나간다. 선풍도골 이몽룡 세수를 다시허고, 도포 떨어 다시 입고, 정원사령 부액허야 신래진퇴헌 연후, 어주 삼배 내리시니 황송히 받아먹고, 천은을 배사허고 계하로 나가실 제, 머리 우엔 어사화요, 몸에난 청포흑대, 좌수 옥홀이요, 우수 홍패로다. 금의화동은 쌍제를 띠었는디, 누하문 밖 나오실 제 청노새 비껴 타고 장안 대로상으로 이리 가락 저리 가락, 노류장화는 처처에 잦았는디, 고사당 참알허고 부모전 영화허니, 세상에 좋은 것은 과거 밖에 또 있느냐. 초입사 한림, 주서, 대교로 계실 적에, 그 때 나라 경연들은 전라 어사를 보내시는구나. 이몽룡 입시시켜 봉서 한 벌 내어 주시니 비봉의 호남이라. 사책, 유척, 마패, 수의를 몸에 입고, 본댁을 하직하고 전라도로 내려간다.
남대문 밖 썩 내달아 칠패, 팔패, 청패, 배다리, 애고개 얼른 넘어, 동작강 월강 사그내, 미륵댕이, 골사그내를 지내어, 상류촌 하류촌, 대황교, 떡전거리, 오무장터를 지내어, 칡원 소사, 광정, 활원, 모로원, 공주, 금강을 월강허고, 높은 한질, 널태, 무내미, 뇌성, 풋개, 닥다리, 황화정,이 지아미 고개를 얼른 넘어, 여산읍을 당도허였구나,
그 때여 어사또는 여산이 전라도 초입이라, 서리 역졸을 각처로 분발헐 제,
“서리!” “예이!” “너희들은 예서 떠나 우도로 염문하되, 여산, 익산, 함열, 옥구, 김제, 태인으로 돌아, 내월 십오일 오시 남원 광한루로 대령하라!” “예이! 그리 허오리다.” “역졸!” “예이!” “너희들은 예서 떠나 좌도로 염문허되, 고산, 금산, 무주, 용담, 진안, 장수, 운봉으로 돌아 광양, 순천, 흥양, 낙안, 보성, 장흥, 강해남, 진수령을 넘어, 영암, 나주, 무안, 함평, 화순, 동북, 광주로 염문허되 국곡투식허는 놈, 부모 불효허는 놈, 형제 화목 못하는 놈, 술 먹고 취중잡담, 피색을 범하는 자, 낱낱이 적발하야 내월 십오일 오시 남원 광한루로 대령하라!” “예이! 그리 허오리다”
어사또가 서리, 역졸을 각처로 분발허고, 잠행허기 위허여 변장을 채리는디,
좌우도로 분발허고 어사 행장을 채리는구나. 과객 맵시를 채리는구나. 질 너룬 제량갓에 죽영 갓끈을 달아 쓰고, 살춤 높은 김제 망건, 당팔사 당줄을 달아서 뒤통 나잖케 졸라 매고, 수수헌 삼베 도복 분합띠를 둘러 띠고, 사날초신, 길보신에, 고운 때 묻은 세살부채, 진짜 밀화 선초를 달아서 횡횡 두루며 내려올 제, 어찌 보면 과객 같고, 또 어찌 보면 공명을 하직허고 팔도를 두루 다니면서 친구를 사귀랸 듯, 썩 몰라보게 꾸몄는디, 인적적 노중에는 마상으로 오시다가, 광야 너룬 행로에는 인마는 뒤로 세우고 완보로 내려올 제, 전라감영을 들어가 선화당 구경허고, 남원 주인을 찾어가서 종두지미를 안 연후에, 임실읍을 얼른 넘어 노구바위를 올라서서 보니 여기서 부터는 남원땅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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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리 동상이몽(同床異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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