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춘향가

채수현
앨범 : 채수현의 경기12잡가 '숲'

춘향의 거동봐라 오인손으로 일광을 가리고 오른손 높이 들어
저 건너 죽림 보인다 대 심어 울 하고 솔 심어 정자라 동편에 연정이요
서편에 우물이라 노방에 시매고후과요 문전에 학종선생류 긴 버들 휘늘어진 늙은 장송 광풍에 흥을 겨워 우줄 활활 춤을 춘다
사립문 안에 삽사리 앉어 먼 산을 바라보며 꼬리치는 저 집이오니 황혼에 정녕히 돌아를 오소 떨치고 가는 형상 사람의 간장을 다 녹이느냐
아하 너는 어연 계집아희관데 나를 종종 속이느냐.
아하 너는 어연 계집아희관데 장부丈夫간장을 다 녹이느냐.
녹음방초승화시綠陰芳草勝華時에 해는 어이 아니 가노 오동야월梧桐夜月 달 밝은데.
밤은 어이 수이 가노 일월무정日月無情 덧없도다.
옥빈홍안玉鬢紅顔이 공로空老로다 우는 눈물 받어 내면 배도 타고 가련마는.
지척동방천리咫尺洞房千里로다 바라를 보니 눈에 암암暗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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