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학년 때 나는
집이 두 개였어
한 번 앉으면 수업
들어갈 수 없게 만든 그곳
이학년 때도 나는
여전히 그 자리에
수많은 친구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웃던 그곳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갈 수가 없네
왜냐면 문 앞에
보이지 않는 벽이
나만은 그러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
나만은 그러지
않을 거라 믿었는데
누구의 잘못도 아냐
그냥 그렇다고
누구의 잘못도 아냐
그냥 그렇다고
일학년 때
내겐 교복이 있었어
한 번 입으면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긴 그 옷
이학년 때도
나는 여전히 그 옷을
오래된 연인처럼 따뜻하게
나를 감싸 줬던 그 옷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입을 수 없네
왜냐면 어깨에
버젓이 내 학번이
나만은 그러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
나만은 그러지
않을 거라 믿었는데
누구의 잘못도 아냐
그냥 그렇다고
누구의 잘못도 아냐
그냥 그렇다고
그냥 그렇다고
나만은 그러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
나만은 그러지
않을 거라 믿었는데
누구의 잘못도 아냐
그냥 그렇다고
누구의 잘못도 아냐
그냥 그렇다고
그냥 그렇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