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폭탄 같아
시침 돌아가는 모습
사랑 평화는 지난 시대
유물처럼 녹슨 골동품인 걸까
이 먹구름은 하늘의 한숨
가뭄 든 이 땅에서
멸종 중인 사람이란 가문
버려진 아기를 덮어 놓은
담요까지 벗겨
인간은 자신의 부패한 몸을
그 담요로 싹 덮어
봄까지만 살고 죽은
약자들의 살점 그 살점은
봄이 끝났음을 알리며
벚꽃처럼 날려
서로 물고 뜯고 모자라
다 뜯긴 놈을 묶고
질질 끌고 다니다가
또 낄낄거리며 웃고
인간은 사랑을 굶어
그래서 말라만 가는 우리의 미래
탐욕은 떨어진 것도 핥아
우린 그냥 돈 버는 기계
가득 채워진 금고
그래서 막혀 버리는 숨통
애들은 유서에 꿈 꿔
라고 적고 목숨을 끊고
어른들은 애들이 흘린
피를 또 무기력하게 쓸고
국가는 죽음의 흔적을 감추려고
또 소리 지른다 불 꺼
금방 터질 것만 같아
사건이 터질 것만 같아
하루 하루가 단지 폭발
하기 위한 준비 과정 같아
우린 모두가 각자의 전쟁
멈추지 못하니까
인간들은 맑은 물을 준
지구에 빨간 물을 갚아
나치가 죽고 나서
달라진 것은 대체 무엇인가
세계 지도가 온통 킬링 필드가
되도록 둘 것인가
시한 폭탄 같은 인간이 사는
지구 당신은 안전한가
죽어가는 자들이 지금
바라는 건 대체 무엇일까
전쟁 반대
휴전 협정 후로
우린 더 많이 전쟁했지
민중의 쌀을 뺏기
그 쌀로 산 금 배지
그건 전씨 머리처럼 빛나
이게 대한민국의 민낯
난 느껴져 고 김광석의
곡들이 내뱉는 짙은 한숨
5월의 권양숙 손 잡은
고 김대중의 오열의 뜻
절대로 놓지 말게나
그 양반이 주고 간 평화의 끈
오십 삼만 사천 삼백 육십
시간 동안 기다린 꿈
단 11시간의 이산가족
상봉은 정말로 너무 짧군
아들 취업 전쟁
엄마 나 이번에도 못 가
명절에도 아들 못 봐
이산가족 같은 자식 농사
치열한 예물 예단 전쟁
혼사 아니 제산 공사
한 여름에도 차가운 시선들
때문에 독거노인들은 동사
한 명 키울 때 3억 8천만 원
결국 중절되는 임신
장기 거래되는 밀실
소녀가 성을 팔고 있는 침실
이건 야수처럼 날카롭게
달려든 물질 만능의 총탄
내게 필요한 건 야수를
물리치는 내 어머니의 곶감
금방 터질 것만 같아
사건이 터질 것만 같아
하루 하루가 단지 폭발
하기 위한 준비 과정 같아
우린 모두가 각자의 전쟁
멈추지 못하니까
인간들은 맑은 물을 준
지구에 빨간 물을 갚아
나치가 죽고 나서
달라진 것은 대체 무엇인가
세계 지도가 온통 킬링 필드가
되도록 둘 것인가
시한 폭탄 같은 인간이 사는
지구 당신은 안전한가
죽어 가는 자들이 지금
바라는 건 대체 무엇일까
전쟁 반대
인간의 귀는 두 개
더 많이 들어 줄 수 있게
인간의 팔은 두 개
더 많이 안아 줄 수 있게
인간의 발은 두 개
다가가 안아 줄 수 있게
손가락 다섯 개
너와 내가 깍지 낄 수 있게
인간은 만들어낸다
둘이 합쳐 하나를
10개월 동안 숨 죽이며
고대하던 만남
이제 방금 태어난
인간의 모습을 보라
팔과 다리가 두 개
내 엄지를 잡는 손가락은 다섯 개
내게 주신 이 두 귀로
더 많이 들어주고 싶고
내게 주신 이 두 팔로
더 많이 안아주고 싶어
내게 주신 이 두 발로
더 많이 다가가고 싶고
다가가서 난 나의 적들과
깍지 끼고 싶어
내게 주신 이 두 귀로
더 많이 들어주고 싶고
내게 주신 이 두 팔로
더 많이 안아주고 싶어
내게 주신 이 두 발로
더 많이 다가가고 싶고
다가가서 난 나의 적들과
깍지 끼고 싶어
say 전쟁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