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난 정말 바본가보다
백 날 같은 얘기 주절대봤자
뭐 하나 달라질 것 없는 얘긴데
네가 세상을
바꿔줄 것도 아닌데
화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고
눈물 한번 왈칵 쏟지 못 하고
삭히고 참으면서 살아온 세월
모든게 용서되던
어린시절 그리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오늘은 왜 이리 힘든지
얄팍한 옷깃 사이로
칼바람 마저 분다
나는 너무 너무 춥다
이 모양 저 모양 사는 사람들
그 안에 빚어낸 나 라는 사람
바다를 채워주는 셀 수도 없는
물방울 같은 기억들의
조각뿐인데
익숙치 않은 새로움엔
두려움만 늘어 피하고
가시 돋힌 그 말들과
쏘아대는 눈빛들
견뎌내니 새벽이 온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오늘은 왜 이리 힘든지
얄팍한 옷깃 사이로
칼바람 마저 분다
나는 너무 너무 춥다
가슴을 할퀴고 가는
너의 말이 아프다
나는 너무 너무
나는 너무 너무
정말 너무 너무
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