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왕자는 거리를 떠돌며 지냈어.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아무 것도 먹지 못한 날도 있었고, 또 어떤 날은 추위에 덜덜 떨며 길에서 자기도 했지. 그런데 거리에는 왕자처럼 지내는 사람들이 많았어.
‘백성들이 모두 편안하게 사는 줄 알았는데 왕자인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왕자는 백성들이 얼마나 어렵게 사는지 알게 되었지.
한편, 왕자와 옷을 바꿔 입은 톰은 푹신한 침대에 이리저리 뒹굴기도 하고, 넓은 방 안을 여기저기 기웃거리기도 했지.
“이야, 왕자님은 정말 좋겠다. 이렇게 푹신한 침대는 처음이야. 게다가 우리 집보다 넓은 집이 왕자님 방이라니.”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왕자가 돌아오지 않자 점점 불안해졌어.
‘아~ 왕자님이 왜 이렇게 늦으시지?’
“저기요, 저는 왕자님이 아니에요. 아까 그 거지라고요. 절 나가게 해 주세요.”
톰은 자기는 왕자가 아니라 거지라고 나가게 해달라고 말했어. 하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지.
‘아, 어떡하지? 왕자님은 어떻게 된 거지?’
톰은 안절부절 못했어. 어쩔 수 없이 임금님, 공주님과 함께 지냈지. 그러던 중에 임금님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어.
“왕자님, 어서 슬픔을 잊고 임금님의 자리에 오르십시오.”
“백성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 나는 진짜 왕자가 아니야. 어떡하면 좋지?’
성 안에 있는 사람들은 톰이 하루빨리 임금이 되어야 한다고 했어.
“왕자님이 계속해서 자신은 왕자가 아니라고 하고 있어.”
“이런 말을 백성들이 듣기 전에 어서 왕자님을 임금님이 되도록 해야 해.”
“아무렴. 이상한 소문이 퍼지면 큰일이네. 나라가 어지러워질 거야.”
신하들은 하루라도 빨리 톰을 임금님으로 삼으려고 했어. 하지만 진짜 왕자는 거지들이 사는 곳으로 끌려가 지내고 있었지.
“내가 다시 궁으로 들어가면 나쁜 법을 모두 없애겠어요.”
“하하. 아 저 정신 나간 녀석.”
“진짜라고요. 당신들이 거지가 아닌 제대로 된 생활을 하게 돕겠다고요!”
“쯧쯧, 나이도 어린 녀석이 안됐어.”
에드워드 왕자는 진심으로 말했지만 거지들은 모두 정신이 나간 녀석이라며 놀리기만 했지.
“이번에 훔친 물건 말이야. 저 정신 나간 녀석이 훔쳤다고 하세.”
“흐흐. 그래. 저 정신 나간 놈이 훔친 걸로 하자구.”
구석에 앉아 있던 거지들은 자신들이 훔친 물건을 에드워드 왕자가 훔쳤다고 신고했어. 에드워드 왕자는 결국 도둑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가게 되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