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왜 자꾸 장가가라 해 내게
난 아직 필요해요 당신의 팔베개
미디움 웰던 스테이크와 샐러드
보다 엄마의 장조림이 맛있다는 거
너무 늦게 알아버린 나를 용서해요
나 사실 겁나 당신 없는 집과
당신 없는 아침 왠지 다를 김치
엄마 뱃속에서 부터 내가 지금까지
빚진
아무것도 갚지 못했는데 내가 어딜
가
이 랩은 서른살 큰 아들의 어리광
오류동 반지하에서 우리 살때
붕붕카 타고 놀다 엄마 잃어버린
그때
그 날처럼 요즘도 길을 잃어 여러번
그럴 때마다 당신의 품이 그리워
아버지 몸에서 나와 처음만난
당신은 마마 날 처음 안아 녹인 봄
나 가기 싫어
엄마 집에 몇년만 더 살래
어딜 가라고
나 다시 애가 된 것 같아
엄마 시간이 너무 너무 빨리 가요
이 노랜 너무 빨리 커버린
나의 느릿한 편지
동네 친구들은 모두 날 부러워 했지
종현이네 가면 수제비도 맛있고
엄마가 이쁘고 상냥해서 부러워
그것과 반대로 나의 십대는 부끄러워
삐뚫어진 나는 주먹을 휘둘렀지
난 언제나 시동 꺼질 듯 반클러치
당신의 눈물은 땅을 적시고 당신의
기도는 하늘로 가서 주님도 울렸지
나 처음 칼에 찔려 응급실에
누웠을 때
정신병원 신세 독방 갇혔을 때
내가 만든 당신의 주름이 너무
아파요
보톡스로 시간은 못 돌리나요
나의 20대는 때가 꼬질꼬질했지
놀이터에서 돌아온 현관에서
처럼 당신은 흰 손으로 날 닦아 줬지
난 사랑 대신 모래 먼지만을 줬지
나 가기 싫어
엄마 집에 몇 년만 더 살래
어딜 가라고
나 다시 애가 된 것 같아
엄마 시간이 너무 너무 빨리 가요
이 노랜 너무 빨리 커버린
나의 느릿한 편지
나는 당신 배에서 핀 첫번째 꽃
기억나 내 배를 만지시던 약손
작은 내게 허리숙여 물을 주셨지
내가 피울 한 송이 꽃을 꿈꾸셨지
당신 마실 물도 없는데 날 씻기셨지
당신의 헌신에 난 지금 활짝 폈지
약속해요 나도 이제 무릎 꿇어
당신의 가르침 대로 나는 물을 뿌려
갈라진 땅이 피울 꽃을 꿈꾸며
난 낮은 곳을 향해서 허리 숙여
나 가기 싫어
엄마 집에 몇 년만 더 살래
어딜 가라고
나 다시 애가 된 것 같아
엄마 시간이 너무 너무 빨리 가요
이 노랜 너무 빨리 커버린
나의 느릿한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