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난 무심코 서랍속
허름한 일기장을
펴보았는데 그 속엔
내가 아닌 내가 적혀있네
아무것도 아닌 것에
나는 너무나도 슬퍼
슬픈 주인공으로 묘사되어있네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난 왜 이리 변했나
나의 어린 시절의
사랑이라는건 뭐였을까
내가 까먹은 것들은
떠보지 않아도 그저
눈물에 울고 미소에 웃는 것이였지
아이들의 피아노 소리는
엉켜도 불협으로 들리지 않아
곳곳에서 피어나는
저마다의 인생 이야기
소중하겠지만 시끄러워
사랑이라는건 뭐였을까
내가 까먹은 것들은
떠보지 않아도 그저
눈물에 울고 미소에 웃는 것이였지
돌이켜보고 싶어 다시금 찾고 싶어
표정에서 내 맘 다 드러나고 싶어
돌이켜보고 싶어 다시금 찾고 싶어
붉어진 두 뺨에 널 비추고 싶어
문득 거울을 보니 어른이 되어있네
옅어진 나의 꿈에 비례해
그리움은 나날히 깊어가고
사랑이라는건
사랑이라는건 뭐였을까
내가 까먹은 것들은
떠보지 않아도 그저
눈물에 울고 미소에 웃는 것이였지
사랑이라는건 뭐였을까
내가 까먹은 것들은
예전의 나에겐 사랑이라는게
제법 어울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