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에 먼지들은
벌레처럼 날리고
찡그린 얼굴 위로 내려 앉으면
매일 같이 걷는 길이
유난히도 길어져
간밤에 마신 술이
덜 깬 거겠지
어둠에 가려져 있던
주정뱅이들의 토악질
이른 새벽에 모여드는
비둘기들의 따뜻한 식사
무심코 지나치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느껴지는
낯선 아침의 길을 나서네
밤새 내린 비
까맣게 젖은 도로 위
간밤의 꿈은
온종일 나를 흔드네
거리에 떨어지는
빗물들을 세가며
눈앞에서 놓친
차를 기다리는데
사람들의 손에 들린
종량제 봉투에는 쓰레기와
뒤섞여진 꿈들이 있네
아침에 바달 찾아서
떠나가는 연어들처럼
해가 지면 강을 향해서
돌아오는 연어들처럼
무겁게 짓누르던 하루가 지면
저마다의 가슴 속에
새로운 꿈들 그려 가겠지
밤새 내린 비
까맣게 젖은 도로 위
간밤의 꿈은
온종일 나를 흔드네
밤새 내린 비
까맣게 젖은 도로 위
간밤의 꿈은
온종일 나를 흔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