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먼저 갈게
그댄 내게 말했죠
얼음처럼 난 가만히 있었죠
돌아서는 등 뒤로
쌓여있던 눈 위로
그대 발걸음만 새겨져 있죠
울고 울었죠 하얀 눈물 흘렸죠
한참동안을 바보 같이 서서
정말로 이상하죠
그렇게 눈이 와도
내 주위에는 쌓이지 않네요
나를 데려다 주던 길
너무 새하얗던 그 길
나란히 새겨져 있었던 발자국
항상 둘 이었었는데
이젠 하나만 남았죠
그댈 보내는 너를 보내는
그 길이 되었죠
묻고 물었죠 잊을 수 있겠냐고
나는 멍하니 고갤 끄덕였죠
하지만 알잖아요
그럴 수 없다는 걸
그댈 잡지도 놓지도 못하죠
나를 데려다 주던 길
너무 새하얗던 그 길
나란히 새겨져 있었던 발자국
항상 둘 이었었는데
이젠 하나만 남았죠
그댈 보내는 너를 보내는
그 길이 되었죠
나 이제 어떡하죠
그대 너무 보고싶으면
너무 생각나면 나
그댈 어디서 찾죠
나 그댈 어디서
그대 발걸음 따라
새하얀 그 흔적을 따라
그 길 위로 걸어가면
나 만날 수 있나요
많던 새하얀 눈들이
모두 녹아 버리듯이
내 마음도 나의 사랑도
그렇게 사라질 수 있을까요
채워질 수 있을까요
바보처럼 난 이제야 알게됐죠
그대란 사람
절대 지울 수가 없단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