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Julia Hart

늦잠을 자다 깨어나 한참을 뒹굴거리다
전화벨 소리에 겨우 일어나
여보세요 – 그 아이의 조금은 잠긴 목소리
“지금부터 내 말 똑똑히 들어
난 지금 27층 아파트 옥상 난간 위에 혼자 서 있어
모르겠니? 이게 내 마지막 얘기야”

전화가 끊기자 마자 난 서둘러 샤워를 했고
파라솔 그림의 셔츠를 입었지
문을 잠그고 나와서 늘 타던 버스를 탔지
이렇게나 맑은 하늘 아래
넌 지금 27층 아파트 옥상 난간 위에 혼자 서 있어
알고 있어 그게 네 마지막 얘기야
난 지금 우리 처음 만난 곳으로 가 네가 올 때까지 있을게
모르겠니? 이게 내 마지막 얘기야

바람도 거의 없고 너무 덥지도 않고
햇살의 반짝임에 간지러운 날
자전거타기 좋고 산책하기도 좋고
배드민턴치긴 딱 좋은 날씨에
난 지금 우리 처음 만난 곳으로 가 네가 올 때까지 있을게
거기에서 네가 올 때까지 있을게
넌 지금 27층 아파트 옥상 난간 위에 혼자 서 있어
알고 있니? 거기선 내 셔츠도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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