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동생들과 친구가 되어보자. 그들과의 만남.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서 배우자. 비우자. 술 잔. 버리자. 나이라는 숫잔.
1997년. 그렇게 목말라 했던 대학에 입학했을 때 내가 본 건 선배라는 자들의 꼬장과 가오.
우스웠지만 어린 맘에 받아줬다오. 그들은 서태지보다 어렸지. 생각은 서태지보다 늙고 어려웠지.
사랑과 낭만이 가득해야 할 캠퍼스 운동장을 연병장으로 착각.
저 자식 뒤통수라도 칠까라는 생각도 참 많이 했었다.
시간이 흐르고 선배보다 후배가 많아진 지금 난 오늘도 그들과 농담 따먹기.
*때로는 동생들과 친구가 되어보자. (체면을 버리고 우정의 최면에 깊게 빠지자)
나보다 어린 사람들에게서 배우자. (젊은 생각과 어린 열정의 개성을 존중하자)
나에겐 세살 차이나는 친동생. 노래방 마치고 집에 들어가기 전 친한 친구처럼 자연스레 맥주 한잔과 맞담배.
우린 우정을 느껴. 술 잔이 맞 닿을 때. 학교나 동네에서 만난 동생들과도 늘 같길 바래. 친구라는 이름 아래.
난 그들에게 배우네. 어리다는 순수와 수수. 내가 놓치고 있던 일상의 단편을 바라보는 모습.
그래 선배라는 딱딱한 호칭보다 형이나 오빠라 불러주는 동생이 난 더 좋다.
가식으로 예의 바른 사람보다는 약간은 건방진 듯한 사람이 난 더 좋다.
위치와 나이의 가면을 벗으면 참 홀가분. 이렇게 박자타는 발걸음은 가뿐.
*
힘이 아닌 말로 후배와 어울릴 수 없다면 당신의 선배라는 이름의 패배자.
이 노랜 한참 바쁘게 살아가는 삶속에 휴식의 여유를 선물해 주었던 내 동생들에게 바치는 자그마한 선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