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개의 자루

못 (Mot)
앨범 : 이상한 계절
작사 : 이이언 (eAeon)
작곡 : 이이언 (eAeon)
편곡 : 이이언 (eAeon)

나는 나의 파랗던 날들을
다섯개의 자루에
나누어 담았다
자루들은 크고 무거웠다
난 믿을 수 있는 친구들을
불러 차의 트렁크에
자루를 실었다
자루들에선
잘 설명할 수 없는
익숙한 냄새가 났고
그것이 우리를 조심스럽게
혹은 경건하게 했다
그러나 눈물을 참는 식으로
아무도 입을 열진 않았다
차로 두시간을 달려
도착한 어두운 강가에서
200m의 간격으로
네개의 자루를 물속에 버리고
하나는 근처의 숲에 묻었다
숲에 묻는 것에 대해선
이견이 있었다
누군가 내게 흔들리는
거냐고 물었지만
다그치는 투는 아니었다
난 작게 끄덕였다
그러나 모두 나를 이해했다
단호함의 뒷면이
얼마나 쓸쓸한 모양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나가자
끝나가는 모든 것들
특유의 느슨함이
대기중에 스며나왔다
그러나 무엇이든 곧
우리를 다시 조여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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