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3시

달동네뮤지/이미새벽


언젠가 길을 잃어도
핸드폰의 배터리가 없어도
거리에서도 침대에서도
그 시계 하나면 다 해결돼
어디서나 다 잘 보여
세상에서 제일
높은 시계라서
위로 앞으로 계속 길어져
하늘 끝까지 닿도록
더하고 더해도
무너지지 않을
하얀색 시간
지구 반대편에서도
3시가 3시였음 좋겠어
평평한 시간이 툭
튀어나왔으면 좋겠어
시침과 분침이 보여서
어디서도 다 알 수 있어
어떤 맘으로 만들었는진
아무도 모르는 비밀
자연스럽게 그저 그곳에
가만히 있어 주면 돼
부숴지더라도 다시 자라나는
하얀색 시간
지구 반대편에서도
3시가 3시였음 좋겠어
평평한 시간이 툭
튀어나왔으면 좋겠어
시침과 분침이 보여서
어디서도 다 알 수 있어
조금은 이상하게 보여도
다 알 순 없어도
보면 볼수록 나도 모르게
좋아하게 될 거야
저 하늘 끝자락에도
이 맘이 전해졌음 좋겠어
긴 바늘에 실려
날아갈 이 마음을
하얀 바람처럼 보낼래
지구 끝에 닿을 때까지
어디서도 몇 시인지
다 알 수 있어
지구 끝에 닿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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