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다운 말

이승윤


파도가 두고 간 바다
방울을 주운 다음 다음 다음
펜 끝에 묻히면 편지가
돌고래들다운 다운 다운
헤엄을 칠까요
아름다운 다운 다운
해변에 닿으면
그대가 읽을까요
그대가 읽을 때도 잉크가
헤엄을 치면 좋겠어요
원한다면 돌고래 아니
선인장이 될 수도 있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다운 말
같은 건 따로 없잖아요
나는 계속 적을 거예요
마치 우리다운 말을
바람이 두고 간 하늘
조각을 주운 다음 다음 다음
펜 끝에 묻히면 편지가
뭉게구름 다운 다운 다운
헤엄을 칠까요
아름다운 다운 다운
햇살이 번지면
그대가 웃을까요
그대가 읽을 때도 잉크가
헤엄을 치면 좋겠어요
원한다면 솜구름 아니
로케트가 될 수도 있어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다운 말
같은 건 따로 없잖아요
나는 계속 적을 거예요
마침 우리다운 말을
끄적끄적 그때다운 다운 다운
그저 그저 그대다운 다운 다운
끄적끄적 우리다운 다운 다운
그저 그저 지금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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