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정이한

얼마나 걸었을까
가로등 하나 없는
깜깜한 길을
차디찬 이 공기에
움츠려든 내 맘
잠에 들지 못해
견기기 힘든 이 밤
니가 있다면
한 번 더 일어 날 수 있게
내게 머물러 주길 너 없이
주저앉은 나
쏟아지는 빗속에 우두커니 서
한참 동안에 널 기다려
따뜻한 그 미소로
나를 안아줘
한 번 더 일어 날 수 있게
내게 머물러 주길 너 없이
주저앉은 나
쏟아지는 빗속에 우두커니 서
한참 동안에 널 기다려
이렇게 나 무너져야만 니가
한 범쯤 돌아 봐줄까
언젠가 길고 긴 새벽에
끝에 서게 되는 날
웃으며 말할 수 있길
함께 했던 추억들
그 하나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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