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 사랑

Story : 박정철


제게는 절름발이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걷는 모습이 늘 기우뚱거리는게 멀리서 보면 어깨를 흔들며
즐겁게 춤을 추는 친구였습니다. 자원활동을 하던 고아원에서 처음 그녀를 만났고 우린 어설푼 눈인사를 남겼습니다.
흘깃 쳐다본 그녀는 수줍게 웃고 있었고 하얀 얼굴에 유난히 주근깨도 많은 평범한 여자였었기에
처음엔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정말 순수한 사람이였고 항상 곁에 있는 사람을 편안히 배려해주는 사람이였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처음과는 달리 전 그녀가 싫지 않았습니다. 아니 그녀의 착한 미소속에 점점 깊이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하루는 그녀가 저에게 부탁이 있다며 어렵게 말을 꺼낸 적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너무나 싫어하는 사람이 결혼을 요구한다며 저에게 하루만 애인 노릇을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다음날 전 그녀의 애인으로 그남자를 만났습니다.
저란 존재에 그남자는 꽤나 당황했고 모든걸 체념한듯 이내 그자리를 떠나갔습니다.
하지만 그녀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내 씁쓸한 표정을 짓는 그녀를 보면서 그녀 역시도 그남자를 사랑하고 있다는걸 알았습니다.

그는 어릴때부터 그녀와 함께 자란 동네오빠라고 합니다.
교통사고로 한쪽다리를 못쓰는 그녀에게 그는 유일한 친구였고 지금은 석사과정을 밣고 있기에 짐이 되기 싫었다고 합니다.
몇일후 그녀의 행복을 위해 전 다시 그남자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환해진 그의 얼굴 뒤로 한채 쓸쓸히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이제 그녀는 외롭지 않을 겁니다. 그녀에게 그남자는 정말 필요한 사람이였으니깐요

갑자기 그녀와 함께 한 기억이 가슴을 억눌러옵니다. 고수부지에 앉아 어두워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소리쳤습니다.
그녀는 못생겼다. 그녀는 절름발이다. 난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제게는 절름발이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걷는 모습이 늘 기우뚱거리는게 멀리서 보면 어깨를 흔들며
즐겁게 춤을 추는 친구였습니다. 이제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버린 그녀 제겐 행복한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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