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

라디오 939


개운히 눈을 뜨고 웅크린 몸을 피면
흐린 정신은 흘러간
어제를 슥 훑어보지
먼지가 껴 뿌연 거울앞에서
퉁 부어있는
얼굴에 갸우뚱 거리며
익숙해진 넥타이를 메 어
외딴길 달리는 버스엔 사람이 없네
어젯 밤 붙인 전단지가
무사하길 빌어
그건 언젠가 적어놓은
가사와 같지 뭐
내 씨앗 같은거라 생각하며
창 밖 울창한 나무를 바라봐
너무 배가고픈 요즘 흐린 하늘마저
반가운건 아마
다가올 비바람을 버티면
뭔가 달라질 거란 감 아마
이 쓰린 속도 서서히 식어가겠지
오늘 아침이 지나가듯이
금방 가버릴 점심
설익은걸 입에 넣지
비가 내리면
모두가 잠든 밤 혼자 숨가빠하고
두 발은 내 삶과 꿈 사이를 겉돌아도
뒤척일세 없이 잠들던 어제 마저도
너무 아름다워
비가내리면
모두가 잠든 밤 혼자 숨가빠하고
두 발은 내 삶과 꿈 사이를 겉돌아도
뒤척일세 없이 잠들던 어제 마저도
너무 아름다워
비가내리면
난 멘땅에 시간을 쏟아 붓는게 맞지
친구들 다 자란 나무를 가꾸며
가끔 맛있는
열매을 건네주며 어깨
토닥여주는건 고마워도
웃으며 고개 저을 땐 마음 아픈걸
피곤은 믹스커피로
소비엔 기겁하며 눈을 가리고
모든 당연한 것들을
강아지 꼬리인듯 잘라내다 보니
막연한건 없지 나무가 싹트길
그저 기다리는거지
내게는 너무 높은 꿈은
누군가의 목마도 어림없을 듯 한
곳을 꼭 오르려해 어중간하게
겁먹고 겉돌던 어제도 미련없게
여전히 찬바람 부는 와중에
할 수 있는 일이란게
코웃음 살 일이긴 해도
어쩌겠어 이 모든게 나의 선택
겁먹고 겉돌던 어제도 미련없게
여전히 찬바람 부는 와중에
비가 내리면
모두가 잠든 밤 혼자 숨가빠하고
두 발은 내 삶과 꿈 사이를 겉돌아도
뒤척일세 없이 잠들던 어제 마저도
너무 아름다워
비가내리면
모두가 잠든 밤 혼자 숨가빠하고
두 발은 내 삶과 꿈 사이를 겉돌아도
뒤척일세 없이 잠들던 어제 마저도
너무 아름다워
비가내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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