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창

고명기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을려고 왔던가
비린내 나는 부둣가엔 이슬맺힌 배기둥
그대와 둘이서 꽃씨를 심던 그날 밤도
지금은 어디로 갔나 찬비만 내린다

울려고 내가 왔던가 웃을려고 왔던가
울어본다고 다시 오랴 사나이의 첫 순정
그대와 둘이서 희망에 울던 항구를
웃으며 돌아가련다 물새야 울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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