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난 한 그루 나무 넓은 하늘을 늘 꿈꾸지
두 팔을 벌려 이 내품에 가득가득 안아보고파
난 푸른 한 그루 나무 한결같은 마음하나로
나를 길러낸 이 곳 이 땅에서
나만큼의 그만큼의 그늘을 드리네
왜 머물러만 있는 거냐고 바람이 내게 물어보길래
고개 숙인채 웃다가 속으로 웃다가
잎새 하나 띄워 보냈네
우린 세상 숲속의 나무 어지러운 저 물결 앞에서
가난한 마음 그 마음 그대로 약속하는건
푸르름 그대로 간직하는 일
살아가다가 또 사랑하다가
그 사랑에 마음이 아플 때
소풍 떠나듯 가벼운 마음으로 내게로 다시 돌아오기를
우린 세상 숲속의 나무 어지러운 저 물결 앞에서
가난한 마음 그 마음 그대로 약속하는 건
푸르름을 더욱 간직하는 일
푸르름을 깊이 간직하는 일
그대여 우린 세상 숲속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