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곳이 있다면
평등이란 단어를 도덕책 속이 아니어도 느낄 수 있는,
기대쉴 수 있는 세상이란 게 이 땅에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고깃덩어리쯤이라도 되는 듯이
1, 2, 3, 7, 8 의 등급이 도장 찍히지 않는 곳
태양에도 바람에도 우리들의 날개가 찢기지 않는 곳
시키지 않은 걸 한 게 잘못만은 아닌
맘대로 사는 게 철 없는 것만은 아닌
살아가는 일이 죄를 깎아가는 일이 아닌
뭔갈 알아가는 그려가는 일이 됐으면 해
매끄럽게 살아가는 법보다 첫째 순서에
진짜로 사는 법을 두는 그런 곳
모두가 꿈을 꾸는 그런 곳
그런 곳이 있다면
세상이란 단어가 무겁지만 벅차게 다가오는
모두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목표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가끔 삐걱댈 때 모두 비웃어 댈 때
한 명쯤은 말없이 눈물로 패배감을 씻어주는
목소릴 키워주는 그런 세상이
여기에 있다면
성공의 의미가 친구를 등 뒤에 가려 앞서는 게 아닌 곳
시험이라는 것이 줄세우기 따위가 아닌 돌아보는 과정인 곳
최소한 전쟁은 아닌 곳
땀 흘리지 않는 일만을 쫓지 않아도
정해진 그릇에 삶을 쏟지 않아도
고개를 펴고 꿈을 바라 볼 수 있는, 당당히 설 수 있는 그런 곳
보이진 않지만 분명 있을 거야
우리가 그려왔던 그 곳
어딘진 몰라도 곧 닿게 될 거야
그 곳에서 마주하게 될 거야
불평한다고 오진 않아
중얼댄다고 우릴 보진 않아
일어나 손에 먼지를 털어
아직도 그곳은 멀어
보이진 않지만 분명 있을 거야
우리가 그려왔던 그 곳
어딘진 몰라도 곧 닿게 될 거야
그 곳에서 마주하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