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 7:20

신해철


하얗게 피어나는 담배 연기 속에
창가에 기대앉아 거리를 바라보면
수줍은 소녀처럼 얼굴을 붉히는 노을이
나의 뺨에 입맞춤하고 가지
큰길 너머로 가로등불 하나둘씩 밝아오는데
먼 곳으로 가는 기차는
지난 추억들을 후회 속에 싣고 떠나네
나를 데려가줘요 텅빈 어둠 속에
나만 남겨주지 말아요
나를 데려가줘오 슬픈 달이 뜰 때
눈물지으며 혼자 잠들긴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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