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뜨러 가는 길

안치환




병들어 누우신 우리 엄마 드리러
약수 뜨러가는 이길은 왜 이리도 멀으냐
봄은 아직 멀었고 새벽바람은 찬데
오리길 안개를 걸어 약수뜨러간단다

새벽마다 이슬을 모아 약수 떠다드려도
우리엄마 아프신 엄마 병은 점점 더하고
봄이 와야 나물 뜯어다 죽을 끓여 드리지
기슭밭에 보리 패어야 약을 사다 드리지

읍내에 병원은 재넘어 삼십리
멀기도 멀지만 돈이 없어 못간다
순이네 달구지에 엄마 모시고 가면
고개길 삼십리야 반나절이면 되지

종일토록 나물뜯어다 한푼두푼 모아도
우리엄마 병원갈돈은 어림도 없구나
봄이 와야 아물뜯어다 죽을 끓여 드리지
기슭밭에 보리 패어야 약을 사다 드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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