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With 소리꾼 김준수, 고영열)

두번째 달

흥에 겨워 여름이 오면
가슴을 활짝 열어요
넝쿨장미 그늘 속에도
젊음이 넘쳐 흐르네
산도 좋아 물도 좋아라
떠나는 여행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사랑이 오고 가네요
여름은 젊음의 계절
여름은 사랑의 계절
갈숲 사이 바람이 불어
한낮의 더위를 씻고
밤이 오면 모닥불가에
우리의 꿈이 익어요
이애 방자야
이애 춘향아 우리 도련님이
너를 불러오라고 하니
어서 건너가자
아니 엊그저께 내려오신 도련님이
나를 어찌 알고 부른단 말이냐
네가 도련님 턱밑에 앉아서
춘향이니 난향이니
기생이니 비생이니
종지리새 열씨까듯
쇠양쥐 쉬나락 까듯
똑 똑 까 바쳤지
어허 춘향아 남편을 얻으랴며는
우리 도련님같은 서울 양반을 얻지
시골 무지랭이를 얻으랴는가
남편도 시골 서울이 다르단 말이냐
그렇지야 사람이라 하는 것은
산 고을 지형대로 태어나는 법이니
내 산세타령을 해볼 터이니
너 한 번 들어 보아라
산세를 이를께 니들어라
산세를 이를께 니들어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하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허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 있고
충청도 산세는 산이 순순허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 있고
경기도로 올라 한양 터를 보면
절운동 높고 백운대 떴다
삼각산 세 가지 북주가 되고
인왕산이 주산이요
동작이 수구를 막었기로
사람이 나면 선할 때 선하고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이라
양반 근본을 이를진대
병조 판서가 동성삼촌이요
부원군 대감이 당신 외삼촌이요
신인남원부사가 당신 어르신이라
너를 불러 아니 가면
내일 아침 조사 끝에
너의 노모를 잡어다가
책방단장 앞에 난장 형벌에
주릿대 방맹이
굵은 뼈 끊어지고
잔뼈 으스러져
얼개미 챙궁기 징가리 새 듯
그저 살살 샐테니
올테거든 오고 말테면은 마라
떨떨거리고 나는 간다
이애 방자야 아니 꽃이 어찌
나비를 찾는단 말이냐
네가 어서 건너가
도련님 불러 오너라
여름은 젊음의 계절
여름은 사랑의 계절
여름은 젊음의 계절
여름은 사랑의 계절
산세를 이를께 니들어라
산세를 이를께 니들어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허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있고
산세를 이를께 니들어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허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있고
산세를 이를께 니들어라
산세를 이를께 니들어
산세를 이를께 니들어라
산세를 이를께 니들어
올테면은 오고 말테면 말어라
떨떨 거리고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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