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그루만 태울게

화지
내가 날 아는데 이래 고민하다 보면 끝도 없어
벼랑 끝 다이빙 내가 날 다스리는 법은 기침 몇 번 하고 툭 털어,
그냥 그 타이밍에. 나를 돌게 하는 건 딴 게 아냐
그냥 나에 대한 만족이란 거 근데 완벽이란 건 손 뻗으면 닿을 듯
더 다가서면 없어져 잡아보란 듯이. 워.

한걸음 반 박자 쉬고 남들보다 늦게 걸어,
넣어둬 네 위로 정신과 선생님이 나처럼 이렇게 피하면 안 된다던데,
닥쳐 좀 내 걱정이 뿌리를 내리고 잔가지를 다 뻗어 가기 전에
그냥 불을 확 싸지를래 코는 찡하고 두 눈은 매운데
그냥 나 오늘 한 그루만 태울게

티슈 필요 없어 넣어둬 네 이슈
나 오늘 한 그루만 태울게 (한 그루만 태워)
딱 한 그루만 태울게 (한 그루만 태워) 내가 날 아는데
이래 걱정하다 보면 곤두박질해 나 그게 싫어
내가 날 다스리는 법은 내가 알아 입 닥치고 나 그만 좀 밀어
서울시에 나 혼자만 슬로우모 나의 페이스 대로 간다면서
매일 우겨도 정당화일 뿐이라며 날 비웃었던 스쳐 간 너네는 원하는 거 다 이루었어?

한 걸음 반 박자 뒤에 걸으며 땅 보느라고
못 보던 노을 녘 한 번씩 올려다보며 웃는 거 그러다 보니
의외로 일이 잘 풀려 오히려 손 안 벌려 내 뒷바라진
내가 해 내 읊조림이 업이고 행복이 그에 대간데 그런대로 벌어먹고 살만해
느려도 당당하게 걸어 나도 남잔데
초콜릿보다 단 거 평온할 뿐,
더이상 바닥은 안 쳐 함부로 날 내꼰져놔둘래
나의 그늘 나의 그림자를 내 안에 가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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