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하마에서 봐

화지


바하마에서 봐 바라봐 계속 날 우리 다 잘 돼서 곧 바하마에서 봐
바하마에서 봐 손엔 피냐콜라다 바하마에서 봐
거기서 다 내려놔 바하마에서 봐 봐 봐...
바하마에서 봐 거기서 다 내려놔
꿈꾸는 자들의 막연한 낙원 서울의 스카이라인 위 겹쳐 그려나가고
누구나가 한다던 절대 의연한 각오가 무너지려 할 때마다
보고 위로 삼아 약속돼있다는 것 처럼 나 오늘을 살고
괄호 열고, "언젠가는", 괄호 닫고 잠이 없어지는 나이가 와서
새벽을 매일 본다면, 바하마 가서 본다며 오늘도 눈을 감어

거기 가면 왠지 전부 만날 것 같애
먼저 간 사람들이건 살아있건 간에 바비제임스본드 전원,
사랑했던 여자들에, 돌아가신 외할아버지 악수할래
반갑게 없어 막차시간, 펼쳐 상한 미간.
끝없는 지평선과 하얀 모래사장 길만 서울이 좋은데,
쉴 곳은 아닌 것 같애 때가 오면 웃으면서 갈게 가는 거답게

지옥은 마음먹기 나름, 천국도 아닐까?
죽을 것 같던 어제를 굳이 오늘도 사니까 갈수록
계속 비싸지는 자릿값 내 지붕 하나 지키려고
오늘도 무대로 달린다 아직은 젊다는 위로 딱 4년 남았지
그 짧은 유통기한 뒤로 내가 그리는 거긴
더 멀어질 거란 이론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가끔 의욕을 잃어.
십 대에 그리던 내 이십 대 난 지금 살고 있을까?
바하마 역시 그렇단 걸 알고 있을까?

두 다릴 뻗기 전에 날개부터 만들지
그때 가면 전부 등지고 그리 날 수 있을까? 뛰어 막차시간,
오늘도 상한 미간 안 보여 지평선, 경적 소리 꽉 찬 길만.
서울이 좋은데, 쉴 곳은 아닌 것 같애 때가 오면 웃어줘
첨으로 편히 눈 감게.
오겠지 곧, 오겠지 오겠지, 오겠지 오겠지
곧, 오겠지 오겠지, 언젠가는 오겠지 곧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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