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선 눈으로 날 노려줘
시퍼런 말로 나를 멈춰줘
투박한 손으로 날 잡아줘
갈 때까지 간 나를 계속해서
흔들고 넘어뜨리고 부숴줘
너와 다른 나를 계속 때려줘
결국 내가 날 놓을 수 있게
날뛰며 신랄한 욕을 해줘
더 세게 내 발을 짓밟아줘
비굴할 정도로 네 앞에서
애타게 빌 수 있게끔
나를 너와 같은
사람으로 취급해줘
시뻘건 얼굴에 가면을 씌워
내 이름을 지우고 날 놓아줘
실컷 나를 욕보이게 해줘
내 앞에 너를 못 보게 해줘
네 생각이 날 뒤덮게 해줘
다시는 꿈도 못 꾸게
나를 너와 같은
사람으로 취급해줘
시뻘건 얼굴에 가면을 씌워줘
내가 나를 버릴 수 있게 만들어줘
날 이곳에 처박아줘
지긋지긋한 이 상황에서
날 oh 잡아줘
지칠 대로 지친 내 영혼을
oh 잡아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