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스런 갈림길

고래야


눈 앞에 보이는 저 두 개의 길은
분명히 내가 아는 그 길 같은데
둘 중에 어디로 가는 게 맞는지
갑자기 전혀 기억나지 않네
노란색 꽃이 핀 왼쪽 길인지
파란 새가 우는 오른쪽 길인지
둘 중에 하나는 분명히
아주 긴 시간을 돌아가는
길일 텐데
약속한 시간은 곧 다가오는데
그곳에서 널 만나기로 했는데
고민스런 갈림길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마침내 돌이킬 수 없는
첫 걸음을 뗀다
내 낡은 전화기엔 안타깝게도
gps기능 같은 게 없네
오늘은 그동안 숨겨온 마음을
반드시 고백하기로 했는데
솔직히 이제는 이 두 개의 길이
내가 아는 그 길인지도 모르겠네
때마침 너에게 걸려온 전화에
성급히 거의 다 왔다고 했네
약속한 시간은 곧 다가오는데
그곳에서 널 만나기로 했는데
고민스런 갈림길 앞에서
한참을 고민하다
마침내 돌이킬 수 없는
첫 걸음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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