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하루는 길고
시계는 느릿이 돌고
그대와 걷던
이 거릴 혼자 걷고
천천히 변하는 계절처럼
잔잔히 흐르는
이 바람처럼
서서히 사라져가
오랜 낙엽처럼
가로등 불빛이 들고
이 밤은 더 깊어 가고
고이 접어 놓은 그대
다시 날 깨우고
조용히 숨 쉬는
이불처럼 여전히
놓여있는 베개처럼
아득히 그려놓은
그대와의 어느 인연처럼
다시 돌릴 수 없다 해도
난 괜찮아
그대 없이도
하루를 잘 지내잖아
이 흩어지는 기억 찾아
그 희미해진 모습 찾아
밤새 모은 조각들로
그댈 다시
그려낼 수 있다면
다시 돌릴 수 없다 해도
난 괜찮아
그대 없이도 하루를
잘 지내잖아
하루하루 조금씩
하나 둘 널 조금씩
보낼게
오늘도 널 그리우다
책상 앞에 서성이다
우연히 내버린
네 편지를 보다
앉아 울고 있는 아이처럼
살며시 내리는
빗방울처럼
옛 생각에 잠겨있던
두 눈이 흘러내린다
다시 돌릴 수 없다 해도
난 괜찮아 그대 없이도
하루를 잘 지내잖아
하루하루 조금씩
하나 둘 널 조금씩
보낼게
참 그대로 다행이야
그대가 있던 세상에
우리 추억 남아서
언젠가 그댈
다시 볼 수 있다면
내 하루를 모두
줄 수만 있다면
처음 만난 그날처럼
설레이는 영화처럼
내 품 안에 남긴
네 자리에 다시
안길 수만 있다면
다시 돌릴 수 없다 해도
난 괜찮아
그대 없이도 하루를
잘 지내잖아
하루하루 조금씩
하나 둘 널 조금씩
보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