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흘린 빗물 하나 내 어깨를 적셔 퍼지고
바람에 기대어 속삭이듯 흔들리며 내게 손짓하네
나무 소리에 취해 노란 달빛에 취해
회색 구름처럼 내 하루의 빛깔도 흐려져 가
담배 연기처럼 느리게 흩어지는 내 8월의 늦은 밤
검게 지친 내 그림자 잊은 사람 떠올리듯 짙어지고
가로등불 아래 누워 우두커니 날 바라보다 아련히 흩어지길
내 그림자에 취해 하얀 별빛에 취해
시든 꽃잎처럼 내 하루의 빛깔도 야위어 가
새벽 안개처럼 느리게 흩어지는 내 8월의 늦은 밤
내 8월의 늦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