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인간 (Feat. 있다) (Prod.The Quiett)
by [화나]
[Intro]
분명히 난 투명인간.
[화나]
내가 그려나간 관계란 단편만화 속,
난 또 날 담아내다 망쳤나봐.
꼭 바보 같아.
한 쪽, 한 장, 작은 한 컷마다
낯선 사람들 틈에 섞여 서성거리던 하찮은 녀석.
어떤 표정, 시선과 마주쳐도 아무 것도 적어 넣지 못한 말풍선.
곧 꽁꽁 얼어버린 허무한 한숨으로 가득 차 터져버렸지.
홀로 덧없이 허공 저 어딘가로 떠돌던 먼질 주연삼아,
그저 못난 낙서마냥 써나간 또 하나의 졸작, 낯부끄러운 만화.
정말 난 소질 없나봐.
어떤 한 가지도 잘하는 것 없이 엉망이야.
뭔가 한참 엇나가 버렸나봐.
더는 못 참아.
혼자 남는 것 말이야.
[있다]
길을 걷다가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지만,
자신의 지금에 바쁘게 지나치는 사람들은 나를 볼 수가 없고.
그들을 향해 내 입에서 빠져나간 말 한마디는 바람결에 휩쓸려가,
아무리 공중에다 팔을 휘저어 봐도
달아나는 바람 끝자락마저도 절대로 붙잡을 수 없지.
[화나]
어느 곳을 가도 그리 환영받지 못한 손님.
난 여기 말없이 남겨진 나머지.
말벗이라곤 시린 바람과 모진 찬 공기뿐야 오직.
추위로 떨다 모든 게 그리워져,
주윌 겉돌다 두리번거리며 흘린 멀건 눈물이 번져
흐리멍텅 풀린 동공.
늘 입속으로만 되뇌어, "Please, dont go#!J."
[있다]
계속해서 이 길을 걷다보면,
똑바로 이 길을 걷다보면,
투명인간들만의 세계에 닿을 수 있을 지도 모르지.
[화나]
분명히 난 투명인간.
혹은 여기 다른 모두가 눈먼 이일까.
[있다]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아.
아무리 애를 써도 보이지 않아.
[화나]
난 그저 길가 구석진 자리 그 어딘가 그어진 작은 선이나 풍경인가.
[있다]
아무에게도 말을 건넬 수 없지.
이제 아무에게도 손 뻗지 말자.
[Outro]
다시 길을 걷자. (길을 걷자)
길을 걷는다. (걷는다)
나는 투명인간.
투명인간.
다시 길을 걷자. (길을 걷자)
길을 걷는다. (걷는다)
나는 투명인간. (투명인간)
투명인간. (투명인간)
투명인간. (투명인간)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
분명히 난 투명인간.